공유 마켓 '이미그래퍼'…사진작가 저작권 보장, 소비자는 손쉽게 구매

2000년은 음반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해로 기록된다. 그간 음반이나 MP3로 음악 감상이 가능했지만 2000년 무료 음원 서비스 업체의 등장으로 음반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음원 시장을 선도하던 1세대 음원서비스 업체는 음반제작자들의 저작권 소송에 휩싸였고 국내에 '저작권'이란 단어를 일상용어로 만든 계기가 됐다. 현재 음원 시장은 유료서비스로 전환됐다.

2016년은 이미지 공유 개념이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보다 사진에 대한 저작권 인식이 낮은 가운데 경남도내 한 업체에서 오픈형 이미지 공유마켓인 '이미그래퍼(www.imgrapher.co.kr)' 사이트를 선보였다.

웹콘텐츠·스마트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아로하소프트(대표 윤원규·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경남테크노파크 ICT진흥센터 내)가 선보인 이미그래퍼는 이미지를 저작권으로 보호하고 이미지 생산자와 수요자를 직거래 서비스로 연결하는 사이트다.

윤원규 대표는 "웹 에이전시 사업을 하면서 기관 홈페이지를 제작했는데 3년이나 지나서 해당 홈페이지에 사용한 이미지로 저작권 소송에 휩싸였다. 음악과 달리 작은 이미지 정도는 무료로 가져다 써도 된다는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싸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미지 거래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윤원규 아로하소프트 대표가 이미그래퍼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미그래퍼는 자신에게 가치가 없는 이미지가 다른 누구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는 '공유 경제' 개념에서 출발했다.

윤 대표는 "공유 개념은 무료와 다르다. 누구나 이미지를 판매하며 가치를 판단할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필요한 이미지를 구매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정당한 가격으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구매 장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오픈한 이미그래퍼는 3개월 만에 회원은 1000명가량, 이미지는 500~600장가량 축적됐다. 사진·일러스트·아이콘 등 이미지는 웹용과 인쇄용으로 구분돼 있고 가격은 생산자가 책정한다. 수요자는 1000원 이하부터 50만 원까지 가성비를 따져 구매하면 된다. 다운로드 기간을 정하고 사용기한은 무제한이다.

출판사, 홈페이지 제작, 웹콘텐츠 개발 업체는 물론 보고서에 삽입할 이미지를 구매하는 개인까지 이미그래퍼를 눈여겨보고 있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윤 대표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이미지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윤 대표는 "다양한 사진작가가 생산자로 참여해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눈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생산자와 수요자의 수준을 맞춰가는 작업이 힘들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퀄리티를 유지하는 작가를 섭외하고자 출장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그래퍼는 아마추어·프리 사진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내는지 평가받을 수 있는 시험대라고도 할 수 있다.

윤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 사진작가가 늘고 이미지 저작권 소송 역시 늘고 있어 꼭 있어야 하는 시장임에도 이미그래퍼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 보호와 함께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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