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S 부부의 상념
30일 오전 1시 40분께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 옹이 타계했다. 향년 97세로 별세한 김 옹은 노환에 폐렴 증세로 지난 8월부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새벽 입원 중이던 마산 연세병원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임종을 지켜본 김 전 대통령의 문상호 비서관은 "특별한 유언 없이 편안하게 숨을 거두셨다"고 전했다.

빈소가 마련된 마산 삼성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 옹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오전 9시부터 장례식장에 먼저 도착해 가족과 조문객을 맞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부인 손명숙 여사와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한 김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며 애도했다.

헌화를 마친 김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와 고인을 떠올렸다.

현철씨는 "어제가 할아버지 생신이셨다. 아버지가 일주일 전 할아버지를 뵙고 나서, 할아버지께서 맥을 놓으신 것 같다. 60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이번에 할아버지가 할머니 옆에 묻히면 48년 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나시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주일 전 한 시간을 아버지 손을 잡고 쳐다봤었는데, '건강하게 잘 있거라'고 아버지께서 한 말이 마지막이 됐다.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는 젊었을 때라 정신이 없었는데, 아버지는 그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얘기도 하고, 장지도 내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문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자, 김 옹의 세 번째 부인 이수남(84) 씨가 눈물을 쏟으며 김 전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30일 김홍조 옹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로비에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조화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박일호 기자
◇조문·조화 행렬 줄이어 = 5일 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 첫날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가족과 최측근이 조문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김광석 전 경호실장, 김기수 전 비서실장이 조문했다.

이날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이수성 전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형오 국회의장, 한승수 국무총리 등이 직접 빈소를 찾았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30일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 부친 김홍조 옹의 빈소가 차려진 마산 삼성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을 위로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러시아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서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직접 찾아가서 위로하라고 해서 회의를 마치고 바로 찾아왔다. 대통령이 직접 오실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김 전 대통령에서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주치의가 오늘(30일) 아버지가 돌아가실 것 같다고 해서, 사실 어제 잠이 안 와서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나머지 정치인, 기업인 등은 조화를 먼저 보냈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최규하 전 대통령 유가족,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보낸 조화 150여 개가 놓였다.

◇타계 김홍조 옹은 누구인가 =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 옹은 김 전 대통령에게 아버지 그 이상의 존재였다. 김 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이자 '삶의 스승'인 김 옹 '멸치 뒷바라지'는 지금도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른바 'YS 멸치'를 받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에서 정치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김 옹은 그렇게 바라던 아들의 대통령 당선 이후에 단 한 차례 청와대를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타계한 김 옹의 유족으로는 아들 김 전 대통령, 딸 호금·호아·호림·두선·두악 씨 등이 있다.

장례식장은 마산시 합성2동 50번지 마산 삼성병원 VIP 1호실(290-5641)이며, 발인은 10월 4일 오전 8시 30분이다. 장지는 거제시 장목면 선영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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