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주민 맞춤형 교육 활동 운영
직접 쓰고 그린 글·그림 묶어 출판

지난 2013년부터 책마을해리 인근 월봉·성산·매남·유암마을 어르신들이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책마을해리 마을학교에 모였다. 처음에는 이름이 없던 마을학교에 '밭매다 딴짓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낮에는 논밭 일을 하던 어르신들이 저녁에는 책마을해리에서 함께 한글을 배우게 됐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이런 활동을 책으로 펴내면서 저자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책이 여섯 권이고, 한 권은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일 '밭매다 딴짓거리'에 참여한 어르신 두 분을 만났다. 월봉마을 서점수(78) 할머니, 성산마을 최영애(75) 할머니다.

-언제부터 '밭매다 딴짓거리'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햇수로 벌써 9년째여. 지금까지 책을 4권 냈어. 그림 그리라면, 그림도 못그려. 학교를 다녔어야 알지. 우리 클 때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어. 아가씨 때 집에서 글 조금 배웠는데, 여기 와서 다시 배웠지." (서점수)

"나도 네 권인가 다섯 권인가 책을 만들었어. 여기 학교에 와서 글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그랬지." (최영애)

▲ 밭매다 딴짓거리에 참여해 책까지 낸 서점수(왼쪽) 할머니와 최영애 할머니.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밭매다 딴짓거리에 참여해 책까지 낸 서점수(왼쪽) 할머니와 최영애 할머니.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마을학교에서 한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럿이 이야기도 하고, 만나고 하니까 재미도 있지. 작가분들, 책마을 분들이 그림책을 읽으면 재미가 있지. 낫, 고무신, 책에도 그림을 그려봤어." (서점수)

"모든 것이 다 좋아. 학교 와서 글도 써보고, 그림도 그리고 하니까. 낮에 밭일하고, 밤에 배우는 건데 힘들지 않고 재밌었어." (최영애)

-책마을해리가 생기면서, 어떤 점이 좋은가요?

"마을학교서 서로 정신적으로 괜찮고, 할 줄 몰라도 선생님이 다 가르쳐줘서 하니까 좋아. 책마을해리가 생기면서, 방문객이 늘고, 마을에 활기가 생겨서 좋아." (서점수)

"이 나이 먹어서 어디 갈 데가 있나. 여기서 공부도 하고 좋아. 가족들도 내가 학교 가서 책 만들어왔다고 좋아해." (최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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