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문 성지 양산서 3선
중진-초선 가교 역할 부각
가덕신공항 필요성 강조도

3선의 윤영석(양산 갑)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11일 국회에서 윤 의원을 만나 출마 이유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이유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일찌감치 큰 정치 꿈을 키웠다. 3선 의원이 되면서 한국정치 발전 위해 국민의힘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당대표에 도전하게 됐다. 국민 기대와 수준에 걸맞는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4차 산업시대 전개에 부응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현실 정치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거 100만 명이던 당원이 갈수록 줄어 이제는 3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당원이 정당 정책과 의사결정을 주도해야 하는데 참여가 줄고 있다. 최근 4년여 동안 비대위원장 3명, 현역 국회의원 아닌 당 대표가 2명이었다. 정당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한국정치의 위기다. 구시대적 사고와 메커니즘으로는 정권을 되찾기 어렵다. 완전히 새로운 비전과 정치 의지를 갖춰야 한다."

-윤 의원 자신이 그런 혁명적 변화를 이끌 적임이라고 보는 근거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여당에 맞섰다. 세월호 참사 후에는 원내대변인으로 야당과 마주했다. 탄핵으로 당 해체 위기 때는 당대표 비서실장으로서 당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엄청나게 어려운 시기라 솔직하게 내키지 않은 적도 있다. 하지만 동요를 최소화하고 당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돌이켜보면 어려울 때 당을 위해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당 안팎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중진과 초선 사이에서 소통과 협력을 이루어낼 수 있는 제가 당대표 적임자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어떤 구체적 노력을 해왔다고 보는가.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돌아보면 그다지 두드러진 행보는 없었다.

"친노·친문의 성지이며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낙동강 벨트의 핵심 양산에서, 동서남북 사방이 민주당 의원이고 시장도 민주당으로 둘러싸인 악조건에서 연속으로 국민의힘 깃발을 올렸다. 두드러진 행보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간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왔고 여러 계획을 세워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3일 제가 처음으로 당대표 출마선언을 했는데 당을 변화시키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중심의 당 지도부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대선까지 간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우리 스스로 힘으로 변화해야 하고 수권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불을 지핀 것이다. 그 후 조경태 의원 등이 잇따라 출마 선언했고 지금은 초선 의원들까지 나서려고 하고 있다."

-초선인 김웅 의원,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의 당대표 출마를 긍정적을 보는 건가.

"제가 원하던 당의 변화 방향이다. 전 이미 그 자체로 성공했다고 본다. 개인 윤영석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당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 같은 경우 송영길, 우원식 등 다선 의원들만 대표선거에 나오지 않았나. 제가 이 같은 당의 변화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한 거다." 

윤영석 의원. /윤영석 의원실
윤영석 의원. /윤영석 의원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인적쇄신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 행보나 홍준표 의원 복당은 변화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어떤 근거로 누구를 배제하고 누구는 뭐 하지 마라 이럴 수 있겠는가. 그게 계파정치고 구태정치다. 법적 또는 당헌·당규상 결격사유가 없으면 누구나 당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홍준표 의원의 경우 그래도 우리 당 대통령 후보였고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향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과 당원들이 정확하게 판단하리라 본다. 국민과 당원을 믿어야 한다."

-6일 출마 선언에서 '비호감 정당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과거 공과를 냉정히 평가하고 처절히 반성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의 공과를 말하는 건지.  

"대표적으로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데 소홀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대중의 인식과 괴리가 있는 발언들이 당내에서 나왔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을 말한 것이다. 젊고 개혁적인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당대표에 당선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성, 청년을 지명하고, 청년세대 목소리를 대변하는 제3 사무부총장직을 신설해 젊은 초선 또는 원외위원장을 임명하겠다. 또한 당대표의 5·18 민주화묘역 참배를 정례화하고, 당소속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단체 참배도 추진할 것이다."

-재보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 부정, 박근혜·이명박 사면론 띄우기, 당권을 둘러싼 다툼 등 다시 예전의 퇴행적 모습으로 회귀한다는 시선이 많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 당의 공식 입장은 탄핵에 대한 사과이고, 그 입장은 당대표가 되어서도 이어갈 것이다. 현재 사면론을 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 요청을 하지 않고 당당히 내년 3월 집권을 통해 국민 의사를 물어서 사면을 결정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초선들을 중심으로 '영남지역당 극복' 이야기가 나오는데.

"국민의힘을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렇게 지역주의적인 말씀하는 분들은 당을 분열시키고 망국적 지역갈등을 다시금 부추기는 분열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초선 대 중진, 영남 대 비영남 등의 소모적이고 대결적인 논쟁은 당의 혁신과 정권교체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호영·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데. 여론조사 결과도 좋지 않다. 

"아직 경선 레이스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전의 여론조사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통합을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당대표에 출마했다. 당원과 국민께서 저의 진심을 알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힘에 마땅한 대선후보가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 아닌가. 

"용광로와 같은 당 경선 플랫폼에서 국민과 당원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하고, 그렇게 힘을 모은다면 필승할 수 있다. 당대표가 되어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국민의힘을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개혁하고 중도확장이 가능한 정당으로 만들어서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을 담겠다. 수권정당 면모를 갖추면 윤석열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 모든 세력을 포용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경남도당은 현실성이 낮은 가덕신공항 사업 때문에 김해신공항안을 폐기한 건 잘못됐다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슈화할 태세인데.

"전 필요하다고 본다. 경남과 부산은 산업도시고 무역도시고 특히 관광 부문에서 잠재력이 큰 도시다. 이런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24시간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 김해는 내륙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 알아보니 국내기술이 발달해 가덕신공항 건설에 문제가 없다. 앞으로 산업구조가 반도체, 바이오·의학 산업 등으로 재편될 텐데 관련 수출을 위해서라도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

-경남에서는 같은 3선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당대표에 도전한다. 조 의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같은 지역에서 2명의 후보가 나와 득표에 불리한 건 아닌지 궁금하다. 

"당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있는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같은 경남 의원으로서 지지세가 갈릴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런 현실적 불리함이 있더라도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 변화와 혁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경남을 위한 공약이나 비전이 있다면.   

"부울경 거점을 연결하는 동남권 광역철도의 노선이 얼마 전 확정됐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2021∼2030)에 동남권 광역철도 노선이 포함된 것인데, 노선 확정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동남권 광역철도는 산업과 물류, 환경, 관광 등의 광역협력사업을 확대해 동남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하나의 생활권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당대표가 되면 동남권 광역철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공사가 끝나면 김해~울산(135분→37분), 부산~울산(72분→ 60분) 등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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