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대 회장 선출·3년 임기…양 아닌 질적 성장 모색 강조
"모든 건축 큰 틀에서 공유공간…자연·도시 공존하는 것 중요"
회원 권익 증진·경비 현실화…올해 비대면 형태 문화제 구상

오공환(57) 경상남도건축사회장은 도시건축 현안을 풀어내고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경남도시건축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과 더불어 성장하고 회원 중심 건축사회를 만들겠다며 공약하고 올해 3월 31대 회장에 선출됐다. 경남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1990년 경남은행에 입사해 건물 유지·보수·관리 업무를 맡았던 오 회장은 20년 동안 다몬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3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는 오 회장은 앞으로 건축은 '질적' 성장이 중요한 시대라며, 건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건축의 미래 제시 = 오 회장은 6~7월쯤 경남도시건축연구원 설립 추진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건축 현안·발전방향 등을 모색하고, 정책토론회 등을 열며 경남건축의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건축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육계 공공건축의 '공간 혁신'이 대표 사례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지혜의 바다', 합천 '가야산독서당 정글북' 등 교육 공간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오 회장은 "그동안 건축이 양적 성장을 했다면 앞으로는 질적 성장 시대"라며 "특히 교육 공간은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 공간뿐만 아니라 모든 건축·공간의 변화가 필수인데, 연구원을 설립해 방향을 설정하고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공환 경상남도건축사회 회장이 11일 도건축사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도시건축 현안을 풀고 '도시건축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 오공환 경상남도건축사회 회장이 11일 도건축사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도시건축 현안을 풀고 '도시건축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오 회장은 모든 건축물은 큰 틀에서 '공유 공간'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주택이든 상업 건물이든 사적인 공간이지만, 사회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건축물은 지어진 순간부터 공유를 위한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공간을 만드는 건축의 기본은 안전이고, 그다음 고려해야 하는 것이 '환경'이죠. 건물 앞 공간은 건물주의 것이 아니라 주민의 것이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연과 도시·건축 공간이 공존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 중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건축도 건축계 중요한 화두라고 했다. 경남건축사회는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에 자문 역할을 한다.

도내 각 시군에 경남건축사회원 85명이 참여한 '건축사 재난안전지원단' 활성화도 필요하다. 지원단은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 건축물의 안전 진단·점검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꾸려졌다. 지원단은 재해·재난 시 즉시 현장에 투입돼 건축물 구조 안전 점검에 나서 구호 활동을 지원한다. 또 평시 재난·재해에 취약한 건축물의 성능 보강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한다.

오 회장은 "전문가로서 재난·재해 건축물에 진단을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사 권익 현실화" = 오 회장은 도내 750여 명 건축사회원 권익 신장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건축물 사용승인과 관련해 현장조사·확인업무 대행 때 시군마다 다르게 책정된 경비 현실화도 과제다. 건물 준공을 앞두고 사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설계·감리자 등은 할 수 없고, 제3의 건축사가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을 받아 진행한다.

오 회장은 "사용승인을 위한 현장 조사와 확인 업무는 건축사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시군마다 조례로 정한 비용이 들쑥날쑥하다. 대구시와 경북 고령군 등과 비교하면 경남은 3분의 1 수준으로 열악하기도 하다"며 "건축사회는 현실화할 수 있도록 각 시군의 조례 개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공환 경상남도건축사회 회장이 11일 도건축사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도시건축 현안을 풀고 '도시건축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 오공환 경상남도건축사회 회장이 11일 도건축사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도시건축 현안을 풀고 '도시건축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또 건축사법 개정에도 힘쓸 계획이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개정안은 건축사의 건축사회 임의 가입을 의무 가입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건축사회는 건축 시장 혼란 방지와 질서 정립을 위해 의무 가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오 회장은 동호회 활성화, 신입 회원 환영회, 원로 회원 간담회, 여성건축사위원회 설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창원에 새로 지은 건물을 보기 어렵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로 건축사 업계도 경기가 어렵다"며 "건축사 회원의 권익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경남건축사회는 비대면 방식의 '경남건축문화제'를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건축공모전을 열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보며 9~11월께 개최할 예정이다.

건축문화제는 건축인에게 축제, 미래 건축인에게 꿈을 키우는 마당,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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