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협동조합 '달팽이집' 청년 입주민 함께 운영·관리
운동회·소풍 등 교류 활성화 "임대료 주변 시세 56% 수준"

시민·사회단체가 공급·운영하는 사회주택은 입주민의 자치를 지원하고, 공동체(커뮤니티)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청년 주거권 보장과 주거 불평등 완화를 핵심 가치로 잡고 실천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과 공급자 중심의 높은 임대료, 열악한 주거 환경, 고립 등 환경에 둘러싸인 집 없는 '민달팽이' 세대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4년 3월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민달팽이협동조합은 청년의 주거 실태를 파악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2011년 당시 대학생들이 모인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출발했다.

◇공동체 형성 가장 중요 = 민달팽이협동조합은 입주자가 서로 교류하고 안전한 이웃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조합이 운영하는 달팽이집에는 공동체 형성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입주민은 조합원이다. 조합 소유 주택이므로 함께 운영·관리한다.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달팽이집에는 공동체 형성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사진은 2019년 8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전주 달팽이집 입주자들이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과 개최한 '전주 완산골 모기장 영화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달팽이집에는 공동체 형성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사진은 2019년 8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전주 달팽이집 입주자들이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과 개최한 '전주 완산골 모기장 영화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입주민들은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 반상회를 한다. 입주민들은 반상회에서 청소, 관리비, 음식물·재활용 쓰레기 처리 등에서부터 운동회, 영화제, 봄소풍, 벼룩시장 등 연례 행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조합으로부터 일부 활동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자신의 심리적 처지에 따라 입주민들이 생활 방식을 선택해 입주하는 게 특이한 점이다. 달팽이집 생활 방식은 거실·부엌 등을 함께 이용하는 '공유형(셰어)',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원룸형'으로 나눤다.

시도(활동명)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은 "서울이 낯설거나 그동안 홀로 자취하며 고립감을 느낀 이들, 주거비 부담이 큰 이들은 대부분 셰어형을 선택한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인맥을 형성하는 등 서로 의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지에서 왔더라도 자취를 오래하다 보면 독립적으로 살고 싶을 때가 있을 텐데, 그런 분들은 원룸형으로 옮겨 간다"고 설명했다.

입주할 때 '평등문화교육'은 필수다. 사람 사는 곳 어디나 생길 수밖에 없는 긴장과 갈등을 외면하거나 숨기지 않고, 드러내 해결하려면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주 희망자는 '예비입주자 교육'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 달팽이집 입주민들은 정기 반상회를 열고 벼룩시장 등 행사 개최를 결정한다. 조합은 활동비 일부를 지원한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2동 청년누리 달팽이집 입주 1주년을 기념해 조합원들이 연 플리마켓.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달팽이집 입주민들은 정기 반상회를 열고 벼룩시장 등 행사 개최를 결정한다. 조합은 활동비 일부를 지원한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2동 청년누리 달팽이집 입주 1주년을 기념해 조합원들이 연 플리마켓.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평균 주변 시세 56%" = 민달팽이협동조합은 서울, 경기 부천, 전북 전주 등 15곳에서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민간 주택을 전체 임차해 재임대하거나, 공공의 지원을 받아 땅을 빌리고 건물을 직접 지어 임대하는 방식이다.

전주는 특이하게도 '건물임대부' 방식이다. 민달팽이협동조합이 땅을 사들이고 전주시가 임대주택을 지었다. 이는 수도권과 달리 땅값은 싸고, 건물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달팽이집은 대부분 걸어서 1~20분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다. 지난해 11월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 민달팽이집 '연희'를 보면 거주·운영 방식을 가늠할 수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연세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연희' 주택은 5층 건물에 26명이 거주할 수 있다.

▲ 민달팽이협동조합은 청년의 주거 실태를 파악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2011년 모인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출발했다. 달팽이집 입주민은 조합원이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조합 총회.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민달팽이협동조합은 청년의 주거 실태를 파악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2011년 모인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출발했다. 달팽이집 입주민은 조합원이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조합 총회.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2층 4인 셰어형은 각자 전용면적 8㎡형 1인실을 쓰면서, 거실·주방·화장실(2개)·창고·테라스를 공유하는 형태다. 1400만 원 보증금에 월 임대료는 30만 원이다. 5층 2인 가구형(전용면적 46㎡)은 방 2개에 거실·주방·화장실·테라스 등이 있다. 보증금 2억 2300만 원에 월 임대료 10만 원이다.

부동산앱으로 가까운 신촌·홍익대 인근 원룸 시세를 검색해 보면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는 45만~60만 원선이다.

서울시 은평구 신사2동 새절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달팽이집 4호(공유형) 1인실 임대 조건은 보증금 62만~81만 원에 월 25만~32만 원이다. 서대문구 남가좌2동 청년누리 달팽이집은 보증금 450만~1060만 원에 월 7만 8000~18만 6000원을 내면 된다.

시도 이사장은 "임대료는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평균적으로 주변 시세의 56% 수준"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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