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주도 '거북이집' 확산
낮은 비용·질 좋은 시설 강점
청년 1인 가구 주거복지 확대

지방정부가 나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을 하고 있다.

'거북이집'은 청년 주거난 해결책을 마련하고, 1인 가구 주거비를 덜어주고자 경남도가 추진한 공유형 임대주택이다. 거북이집은 '등에 집을 이고 다니는 거북이처럼 크고 호화로운 집은 아니지만 느리지만 언젠가는 토끼를 넘어설 거라는 희망을 주는 집'이다.

◇저렴한 '청년' 주택 = 거북이집은 그 취지대로 청년이 독립된 공간을 보장받으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과 임대료로 살 수 있다.

지난해 4월 첫 입주자를 들인 창원시 성산구 반지동 거북이집 1호에는 7명이 거주하고 있다. 1호는 반지사거리 인근 주택가에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버스정류장 4곳이 있는 곳이다.

보증금 100만 원에 월 5만~13만 원을 내면 전용면적 7~20㎡를 임차해 살 수 있다. 입주민들은 주방·화장실 등 16~58㎡를 공유한다. 예술인, 취업준비생, 만 19~39세 청년 등이 입주 대상이다. 공용 공간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쿡탑, 청소기, 세탁기, 빔프로젝터, 식탁, 소파 등이 갖춰져 있다. 개인 방에는 침대와 책상 등이 있다. 방마다 손잡이에 달린 잠금장치로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 입주자는 "독립된 생활을 보장받으면서도 다른 입주자와 어울려 사는데 큰 불편이 없다. 위치도 만족스럽다"며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임대료"라고 말했다.

1호를 운영하는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라며 "올해 임대료는 동결하기로 했고, 이후에도 저렴한 임대료는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북이집 1호는 경남개발공사가 소유한, 핸드볼팀 숙소로 쓰던 건물을 고쳐 지은 곳이다.

▲ 창원 반지동 거북이집 1호(위)와 김해 삼방동 2호 개소식.  /경남도·김해시
▲ 창원 반지동 거북이집 1호(위)와 김해 삼방동 2호 개소식. /경남도·김해시

올해 4월 12일 김해에 문을 연 거북이집 2호는 '민간참여형' 임대주택이다. 경남도, 김해시, 경남개발공사, 중흥건설이 15년 이상 오래된 주택을 새단장해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반값에 제공한다. 김해시 삼방동에 있는 거북이집 2호는 공유형과 원룸형이 공존한다. 8명이 살 수 있는 공유형(전용면적 8~17㎡, 공유면적 6~15㎡) 임대조건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5만~12만 원이다. 전용면적 29·36㎡ 원룸형 1인실(2개)에 살고 싶으면 보증금 100만 원에 월 16만·20만 원을 내면 된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공모로 선정한 주택을 말끔하게 리모델링 해주는 대신 6년 동안 주변 시세 50%로 임대하도록 집주인과 협약했다"며 "주인과 청년의 계약을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올해 고성군 고성읍(4가구)에 3호, 내년 상반기 사천시 용강동(12가구) 4호가 생긴다. 경남도는 5~6호를 공급할 터를 찾고 있다.

◇공동체 활성화는 아직 = 거북이집 입주자를 위한 공동체(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거북이집 공급은 '경남도 청년주거 지원 조례'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관련 규정이 없어서다.

경기도는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에 공동체 운영비 등 활성화 지원 근거를 마련해뒀다. 조례에 따라 공동체 관리자 발굴·육성·인력 지원, 주민자치기구 구성·운영 관련 전문가 지원도 할 수 있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커뮤니티 프로그램 지원은 당장 제약이 있을 수 있으나 염두에 두고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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