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가는 데 실 간다는 속담에 이런 패러디를 곁들여 봅니다. '집 가는 데 방 간다'. 한데 이 패러디를 거꾸로 뒤집으면 기막힌 주택 대란 현실 명제가 됩니다. '방 가는 데 집 간다'! 월세래도 흔감한 그 방 자체가 집이 될 수밖에 없는 모순적 감지덕지가 서글픕니다. 이 무슨 '사는(live)'보다 '사는(buy)'이 더 교오(驕傲)한 사회란 말인가.

'한 명이 체조를 하면 나머지 셋은 일어나야 하는 열세 평 원룸의 두 커플'! <자기만의 '방' 아닌 '집'이 필요하다>는 딴짓 출판사 발행인(박초롱)의 <한국일보>(4·24) 칼럼의 한 대목 발췌입니다만, 그 '열세 평 옹색 두 커플'이 너무도 눈에 선히 밟히어 콧등이 찡해졌습니다. 순간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정 개그가 환청으로 떠올랐습니다. "내 집 장만하는 거 어렵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살았을 때, 89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가 있어요."

 

영화 <기생충> 한 장면처럼

물에 잠기는 집에 살면서

"괜찮아, 우린 행복해" 하던

그게 과연 정신 승리일까?

<테스형!> '사는' 게 너무 힘들어,

괴로워 'live'든 'buy'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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