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향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사장
두 번째 운문일기 〈황금장미〉 출간

김선향(77)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사장이 지난 2012년 <운문일기>에 이어 두 번째 운문일기 <황금장미>를 출간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시집에서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그간의 일상과 소중한 기억을 총 76편의 시에 담았다. 또 대한적십자사 고문인 그는 과거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한 경험과 고뇌를 시로 표현했다.

표제로 삼은 '황금장미'는 김 이사장이 2018년 5월 27일 금박종이장미를 받고 쓴 것이다. "아침마다 바라보면/ 소년이 속삭인다/ "열심히 일하세요./ 이 장미는 지지 않아요."// 내가 얼마나 더 오래/ 일할 수 있을까?/ 끝나는 그날을 모른 채/ 오늘을 일하면 되겠지./ 영원한 황금장미가 주는/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며/ 눈 감고 머릿속을 지나는/ 석양을 본다."('황금장미' 중)

김 이사장은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 배우자다. 부모와 함께 피난길에 오른 기억, 북한과 남한의 관계 등을 시로 풀었다.

"북쪽 정주에서부터/ 남쪽 부산을 향해/ 아버지, 엄마, 그리고/ 어린 내가/ 걷고 또 걸었다.//(중략) 배고파 지쳐있는 내게/ 그는 자신이 가진 건빵을 몽땅 주었다.// 조금 남겨 가라고/ 아무리 사양해도// 어린애가 배고픔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된다고 고집하며/ 한사코 남은 식량 모두를 주었다."('잊을 수 없는 이름' 중)

김 이사장은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부터 40여 년간 영문학자로서 이화여대, 경희대, 경남대 등에서 강의했다. 그는 '남은 날들'이라는 시를 통해 남은 생을 두려움 없이 살 것이라고 밝혔다.

"가을이 지나가며/ 바람소리를 낸다./ "두려워마라, 두려워마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믿음의 황금장미를 찾아서/ 가던 길을 마저 가려한다."

서정시학. 184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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