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공공주택지구에 지은 가포금호어울림(706가구) 공공임대 청약률이 저조하다. 오는 9월 입주 예정인데 2차례 청약에서 17.1%, 10%를 기록했다. 약 540가구가 남았다.

저렴하지 않게 느껴지는 임대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가포금호어울림 전용면적 59㎡형은 보증금을 최대로 높였을 때 월 임대료가 28만 원(보증금 7400만 원), 74㎡형은 31만 원(보증금 8800만 원) 수준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가까운 월영동과 현동 시세를 비교해 저렴하게 설정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를 보면 지난달 기준 창원시 마산합포구 아파트 평균 월세는 42만 원, 중위값은 32만 원이었다. LH 공공임대가 딱히 저렴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또 주변 생활권 기반시설이 크게 차이나는 점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신혼부부 처지에서는 차량을 2대 소유하지 않으면 당장 가포금호어울림에 살기 불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가포공공주택지구 개발이 모두 끝나는 수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까지 애써 지은 아파트를 비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수순은 불보듯 뻔하다. 다른 임대 단지처럼 1~2차례 혹은 몇차례 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다 소득·자산 기준 등 자격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무주택 서민을 위해 저렴하게 임대하고, 10년 뒤 분양으로 전환해 내 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다.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공공임대는 외면받는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정말로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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