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신일기계공업사로 출발…미래 먹거리 발굴 발빠른 대응
2017년부터 수소산업 장기 투자…조달청 혁신 시제품 지정 쾌거
국산화율 90% 이상 부품 적용…빠른 유지보수·비용 경감 장점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내에선 창원시가 2018년 수소산업특별시를 선포하고 전국 최초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전국 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고 수소차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산업 인프라 조성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수소 압축 기술이라고 일컬어진다.

도내에 수소 압축 기술을 3년간 연구한 끝에 수소 압축기를 개발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의 수소 압축기는 최근 조달청의 혁신 시제품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 함안군 산인면에 자리한 가스 압축기 제조 전문업체 '지티씨'의 이원진(54) 대표이사를 17일 만났다.

-지티씨라는 기업을 소개하자면.

"1975년 신일기계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4년 현재의 지티씨로 상호를 바꿨다. 가스 전문 압축기 제조업체로 수소 압축 외에도 많은 압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 압축 기술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수소 압축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하반기였다. 잠재력 높은 수소가 미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방향이라고도 보면 되겠다. 당장 수소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미래를 본 장기적인 투자다."

▲ 이원진 지티씨 대표이사가 17일 함안군 산인면 본사에서 수소 압축기 시험동을 소개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이원진 지티씨 대표이사가 17일 함안군 산인면 본사에서 수소 압축기 시험동을 소개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수소산업에 필수적인 기술이 뭐라고 보나.

"수소가 연료, 에너지원 등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선 범용성, 편리성을 지녀야 한다. 수소산업에 필수 요소는 크게 보면 인프라다. 얼마나 많은 충전소가 있고 수소 차량 등이 보급됐느냐 등 대중화 여부다. 그런 인프라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수소 충전기술이 중요하다. 충전기술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양을 충전할 수 있고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는지 등이 관건이라고 본다."

-그런 충전기술의 핵심이 수소 압축 기술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수소는 공기보다 알갱이가 22배나 작아 쉽게 샌다. 업계에서는 'leak율(새는 정도)'이라고 칭하는데 이 새는 정도를 얼마나 잘 잡는지가 관건이다. 또 고압으로 압축할수록 저장용량도 더 확보할 수 있어 핵심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지티씨가 자랑하는 압축기 성능을 좀 쉽게 말해줄 수 있나.

"수소차 충전을 예로 들어보겠다. 지티씨에서 개발한 '유압 피스톤 타입 고압의 대용량 수소 압축기' 560N㎥/hr급은 시간당 50㎏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보통 수소 버스 한 대가 20㎏ 정도, 수소차 넥쏘는 4~5㎏을 충전한다. 보통 수소 버스 한 대 충전 이후 수소 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채워 넣는 시간 등이 걸리는데, 자사 압축기는 버스 2대 분량을 넉넉히 연달아 채울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때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국내 최대 저장량이라 보면 된다. 이런 성능을 인정받아 월초에 조달청 혁신시제품으로도 지정된 것 같다."

▲ 이원진 지티씨 대표이사가 17일 함안군 산인면 본사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br /><br /><br /><br />
▲ 이원진 지티씨 대표이사가 17일 함안군 산인면 본사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창원시 성산구 성주 충전소에서 조만간 만나볼 수 있다고.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올해 이엠솔루션㈜에서 2대를 계약하고 창원시, 창원산업진흥원에서 1대를 계약했다. 자사 압축기 장점을 조금 더 말하자면 90% 이상 국산화 기술을 적용한 부품으로 제작했기에 유지보수 부담이 적고 신속한 수리가 가능하다. 기술 선점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술 종속도 예방할 수 있다."

-수소가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결국엔 액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

"그렇다. 수소산업 초기에는 기체수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수소 수요가 커지면 액화 기술이 필요하다. 더 많은 양을 편하고 빠르게 공급,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영하 250도가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 등이 필요해 쉽지 않은 수준이다."

-향후 수소산업 관련해 추진하려는 계획은 어떤 게 있나.

"대표적으로 이동식 수소 충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고정식 수소 충전소는 구축 비용이 약 30억 원, 기간은 8개월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동식 충전소가 생기면 시공도 간편하고 경비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일반 주유소와 융복합 충전소로 서비스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다. 수소차가 퍼졌을 때 수소는 일반 연료처럼 쉽게 길거리에서 충전할 수 없다는 단점도 해결할 수 있다. 단기적인 목표는 수소 충전소에 국산화를 앞당겨 수소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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