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 지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국 지자체 중 인구 소멸이 예상되는 지역을 표시한 지도는 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인구 감소로 소멸 상황에 놓여 있다. 이 현실대로라면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미래 번영과 발전이 아니라 현재 생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경상남도 18개 시군 중 창원, 통영, 거제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소멸 고위험 지역이거나 혹은 소멸 위험에 진입한 지역이었다. 합천, 의령, 산청, 남해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붉게 색칠된 지도가 금방이라도 이 지역이 불타 없어질 듯 위태롭게 표시돼 있었다. 우리 창녕은 이미 소멸 위험에 진입한 상황으로 표시돼 있다.

며칠 전 지역신문에서 보도한 창녕군 인구정책에 대한 비판은 이런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크게 일깨워 주었다. 창녕군이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인구 늘리기 캠페인을 추진하는데도 인구는 계속 줄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최근 3년간 3260명이 감소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는 창녕에서 태어나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사실 대도시에서는 3000여 명의 인구가 어렵지 않게 늘거나 줄 수 있지만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한 명의 인구가 아쉬운 법이다. 인구의 힘, 사람의 힘은 한때 인구로 몸살을 앓던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 감소도 엄청난 속도로 진행 중이다. 그나마 지역에 남아 있던 사람도 더 나은 일자리와 문화 향유를 위해 수도권 또는 대도시로 몰리니 이래저래 지역 생존은 힘든 형편이다. 대한민국이 서울 공화국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단순한 거대화를 넘어 타 지역을 소멸시킬 지경에 이른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지역이 소멸한다는 것은 지역민 삶이 외면받는다는 것이고 다양성이 무시된다는 말이다.

스스로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지역의 실질적인 노력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중앙정부 노력이 병행해야만 이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 창녕군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살고 싶은 창녕, 떠나지 않는 창녕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창녕 우포늪 아침 물안개를 바라볼 사람이 없고 따오기의 아름다운 소리에 귀 기울일 누군가가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가장 창녕답게 이 자리를 지키며 존재하고픈 우리의 소박한 꿈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