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에 피해
오후 11시까지만이라도 허용을

2019년 11월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131-2 2층에서 문화공간 '소굴'을 운영 중인 설효숙(64) 씨도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소굴은 요즘치고는 보기드문 공간이다. 디스크자키(DJ) 경력 30년이 넘는 설 씨가 손님들이 종이에 적은 옛 팝송과 가요를 레코드, 유튜브 등으로 틀어주고 탁월한 해설도 곁들인다. 지역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설 씨는 연말에 이어 두 번째 성수기랄 수 있는 지난달 여름 휴가철 장사도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8월 한 달 중에 열엿새 동안 손님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소굴은 1차를 한 손님들이 '입가심'을 겸해 찾는 2차 집이다. 가장 장사가 잘되는 '피크 타임'은 오후 9시부터 11시인데,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일 땐 오후 9시에 문을 닫았고, 3단계인 지금도 오후 10시에 셔터를 내려야 한다. 소굴은 '의사 손님'이 많은 편인데, 코로나19로 의사들의 발길도 대부분 끊겼다.

설 씨는 "지난해 12월 매출도 120만∼130만 원에 불과했다. 하루 매출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술값, 재료비, 월세 등 나갈 곳은 정해져 있는데, 매출이 코로나 이전보다 70% 가까이 떨어졌다. '날마다 최악'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문화공간 '소굴'을 운영 중인 설효숙 씨.  /설효숙
▲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문화공간 '소굴'을 운영 중인 설효숙 씨. /설효숙

소상공인 지원금으로는 두 번에 걸쳐 모두 500만 원을 받았다. 덕분에 잠시 숨통은 트였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효숙 씨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나랏빚(국가채무)이 많지 않은데,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소상공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좀 더 고민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 힘든 것 같다. 또 다른 바이러스가 엄습할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사는 건가. 휴∼" 한숨을 쉬었다.

설 씨는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정부가 영업 시간을 오후 11시까지만이라도 늘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도 느는 만큼 인원 제한도 차츰 해제해 '코로나 공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님들에게도 당부했다.

"찾아오는 손님들 아주 고맙다. 그런데 사적 모임이 4명까지만 허용됨에도 6∼7명씩 와서 테이블 2개에 나누어 앉으면 안 되느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영업 종료 10분 전에 안내를 하는데도 불평하는 분들이 있다"라며 "모두가 힘들지만,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다. 같이 배려하고, 도와가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버티면 어두운 터널을 지나 곧 한 줄기 빛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