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구조설계·부품제작
2013년 1인 기업으로 시작
8년간 블루오션 공략·성장
지자체-기관-기업 손잡고
드론실증 구축사업 추진

무인 드론이 물품 배달, 유해물질 감시, 해양 생태환경 조사 등을 할 수 있는 미래가 가까워졌다. 경남도는 지난 5월 광역 도 단위로는 유일하게 국토교통부 주관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된 바 있다. 이후 7월 진주시, 사천시, 고성군, 경남테크노파크, 경남도립거창대학,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mgit, ㈜만물공작소, ㈜우진dnf 등 10개 기관·기업과 함께 '드론팀 경남'이란 연합체를 구성해 드론실증도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연합체에서 기업 대표를 맡고 있는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는 사업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에 다목적용 드론의 효용을 실증하는 업무다. 드론산업뿐만 아니라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는 항공업계에서 설계, 인테리어 부품 제작 등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안현수(48) 대표를 진주시 충무공동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본사에서 만났다.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를 소개해달라.

"우리 회사는 항공기 구조설계·해석, 항공기부품 시험평가, 우주발사체 추진제 탱크 설계·해석·제작, 항공기 인테리어 부품 제작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2013년 항공기 구조를 설계하는 1인 기업으로 경상국립대 창업보육센터 내 8평 사무실에 입주한 게 시작이었다. 현재는 진주시 혁신도시에 반듯한 사옥과 시험동, 진주시 사봉면에 공장을 두고 있다. 사업 범위도 항공기 설계뿐만 아니라 드론, 우주산업까지 진출했다."

-불과 8년 전 1인 기업으로 시작했다. 2021년 기준 직원 162명, 2020년 기준 매출 120억 원을 달성하게 된 원동력은 뭔가.

"경상국립대 공과대학 항공과 졸업 이후 대한항공에 취직,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항공 대기업 협력업체들을 지켜봤다. 설계 분야에서 기술력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2013년 혈혈단신이었지만 운이 좋게도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설계용역을 어느 정도 수주할 수 있었다. 이후 항공기 좌석 포함 인테리어 설계·제작 등으로 항공업계 블루오션을 공략했다. 발을 넓히고 신사업 추진과 항공기 설계 엔지니어 등 지역 인재를 지속 영입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드론팀 경남'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증사업을 하고 있는 건가.

"먼저 드론실증사업은 5개 사업을 목표로 진행한다. △도심 간 물류수송 드론 시스템·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대 대비 비행항로 실증 △드론활용 산사태 예측 플랫폼 구축 △유해화학물질 감시·드론 배달 시스템 실증 △불법 주정차·실시간 스마트 주차 도움 서비스 실증 △고성 자란만 생태환경 감시·모니터링 실증 사업 등이다. 수행기간은 11월까지로 현재 실증 작업은 80% 완료된 상황이다. 이런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각 상황에 맞는 드론이 필요하다. 시중에 나와있는 임무용 드론은 한 가지 임무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회사 드론 장비·시스템은 각 상황별 임무 장비·시스템을 구비해 소방, 경찰 등 국민안전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드론실증사업이 성공하더라도, 드론이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오려면 올해로 끝나는 일회성 반짝 실증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발·상용화할 수 있도록 이어져야 한다."

▲ 안현수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대표가 사옥에 있는 UAV(무인항공기) 상황실을 소개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안현수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 대표가 사옥에 있는 UAV(무인항공기) 상황실을 소개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향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드론 제품이 있다면.

"국내외 업체가 드론 택시 등 UAM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드론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UAM 연료로 전기 대신 수소가 각광받는 만큼 추후 액체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극저온 설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드론 분야 외 자랑할 만한 기술력도 있을 텐데.

"2018년부터 3년가량을 공들여 개발한 '우주발사체의 복합재 추진제 탱크 최적 설계·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벼운 소재로 중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안전 여부도 파악할 수 있도록 상온·극저온 구조시험 평가 시설도 갖췄다. 화성에 갈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존경받는 기업인'으로도 선정됐다. 남다른 경영 철학이 있는 건지.

"사실 대다수 중소기업의 경영 철학은 '생존'이 바탕이다. 하지만 매출 증대만으로 기업 경쟁력은 올릴 수 있겠지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는 ESG 경영을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기업처럼 거창하진 않으나 중소기업이라도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사내에선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영업이익 일부 성과급 지급, 사내 교육·훈련비 투자, 직원 복지에 신경쓴 것을 인정받은 듯하다. "

-앞으로 청사진을 그려보자면.

"단기적으론 수출을 늘리려 한다. 국내 매출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장기적으로 2023년 기업 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 고용 500명이 목표다. 기술적으로는 항공기·UAM 설계·인테리어 방면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항공기 좌석 내 컵홀더를 만들고 있지만, 다음엔 항공기 의자, 나아가 화장실도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저력을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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