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진흥공단이 6월에 발표한 상권(상가) 정보를 보면 경남 상권은 16만 곳 이상이다. 최소 16만 명의 도민 생계가 거리 곳곳에 놓여있다. 모두 잘 계실까? 전통시장이나 공구상가, 상가가 밀집한 거리를 걷고 있으면 쓸쓸함이 밟힌다. 분명히 사람들 발걸음으로 문턱이 닳았을 곳인데 말이다. 거리에 내걸린 점포 임대 문의 펼침막이 흐릿하게 바래고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이전보다 폐업 수는 늘고 개업 수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창업을 멈추지 않는 이들이 있다. 지방데이터인허가 누리집에서 올해 도내에서 인·허가 받은 음식점을 추려보니 5000개가 넘었다. 가맹점도 있고 개성을 담은 상점도 있겠다.

특히나 본인이 지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가치를 두는 분야에서 실력 발휘를 꿈꾸는 이들의 창업이 눈에 띄었다. 자신의 집을 고쳐 수제칼을 만들 대장간을 차린 대장장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어 학생들에게 친환경 공예품을 알려주는 공방 대표, 10년 동안 요식업에 종사하다 첫 영업점을 연 청년이 그들이다.

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코로나19로 겪었던 어려움은 잠시 종적을 감춘다. 우리네 삶에는 코로나19보다 더 중요하고, 코로나19가 막을 수 없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요즘처럼 열심히 버티는 이들에게 감사한 적이 없다.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위기를 한 꺼풀 정도 벗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 가보지 못했던, 궁금해하던 상점에 한 번 발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버텨온 이들에게 마스크 너머로 "안녕하세요" 안부를 전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안녕하시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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