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루 야외서 비대면 공연 계획
일정 임박한데 구청 대관 불가 통보
"거리두기 단계 안 내려가 불가피"
24일 진해구민회관에서 열기로

'찾아가는 부마민주음악회' 세 번째 일정 시간·장소가 공연을 나흘 앞두고 변경됐다. 비가 오거나 방역수칙에 어긋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일정이 바뀐 이유는 진해구청이 진해루 야외공연장 대관 불가를 통보해서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이하 부마사업회)는 '찾아가는 부마민주음악회' 세 번째 공연 일정이 23일 창원시 진해루 야외공연장에서 24일 오후 7시 30분 진해구민회관 내 공연장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공연은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유튜브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갑작스럽게 일정이 바뀌어 자칫 시민들이 헛걸음하는 일도 우려된다.

진해루 야외공연장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진해구청은 난색을 표했다. 애초 창원시 자치행정과 민주성지담당계는 부마사업회 요청을 받아 진해구청에 23일 대관 여부를 타진했고,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이후 사업회는 여러 언론에 행사 일정을 알렸다. 하지만, 행사 날짜가 다가와 시가 대관을 진행하려고 하자 구청은 갑자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사유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 확산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강동원 진해구청 수산산림과 주무관은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내려갈 상황을 예상하고 대관을 허용했지만, 결국 내려가지 않아 불가피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면 공연이라고 해도, 진해루는 워낙 인파가 몰리는 곳이라 3단계가 유지될 때까지는 대관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악회는 당초 3회 기획됐고, 지난 9일과 16일 각각 창원용지문화공원과 창동아고라광장에서 1·2차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원칙상 비대면 행사였지만, 지나가던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악회를 관람하기도 했다. 세 번째 공연은 결국 야외 무대에서 실내 무대로 전환돼 시민들의 발걸음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경남 전역에 적용되는 현행 거리두기 3단계 지침은 정식공연시설 기준 5000명 내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일행별로 좌석을 한 칸씩 띄우고, 음식 섭취를 금지(물·무알콜 음료 제외)한다는 조건만 지키면 된다. 백종현 창원시 코로나19상황실 주무관은 "진해루 야외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데는 지침상 아무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확산 가능성은 실외보다 실내에서 더 크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의 영역이다. 더구나 이 행사는 비대면으로 기획돼 지정 관객도 없다. 이 같은 구청 행정이 보건당국 지침과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행정명령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문화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연 관계자 ㄱ 씨는 "야외·실내를 막론하고 전국 모든 공연장이 방역지침 준수하에 공연을 하는 실정"이라면서 "진해루 공연장은 야외인데도 구청이 너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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