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반찬에 저렴한 가격
집밥 같은 든든함 '힐링'선물

점심 정식·뼈다귀탕·비빔밥·촌국수·동태탕 6000원. 저녁 메뉴 고갈비·낙지볶음·돼지두루치기·뼈없는 닭발 1만~2만 원.

왜 이렇게 싸게 받느냐고 물으니 식당(요땅생삼겹) 주인 강채현(58) 씨는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고마워서"라고 답한다.

강 씨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식당(성안식당)을 차린 건 6년여전. 초기에는 '맛이 왜 이렇느냐', '싱겁다' 등 손님 타박을 들으며 눈물까지 흘렸다. 2년 정도 지나자 가게는 자리를 잡았고 싸고 맛있는 집이라는 소문도 퍼졌다. 그렇게 한자리에서 5년 동안 장사를 하던 강 씨는 1년여 전 지금 터로 옮겨 새 간판을 달았다.

강 씨는 마산어시장에 들러 제철 음식재료를 사는 일로 하루를 연다. 직접 키운 채소를 더해 조리고 볶고 굽고 튀기며 매일 반찬 한 가지당 많게는 20인분을 준비한다.

김치, 생선류(갈치조림·고등어조림·가자미), 고기류(두루치기·닭볶음탕·장조림), 멸치 볶음, 파초장, 미역무침, 어묵볶음, 국(시래깃국·미역국·된장국·김치찌개), 나물. 틈틈이 구성을 바꾼, 손맛이 담긴 음식 준비가 끝나면 점심 장사를 시작한다. 밥·반찬은 부담없이 더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라면을 찾으면 라면도 뚝딱 만들어 준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있는 식당 '요땅생삼겹' 주인 강채현 씨가 정식 차림이 담긴 쟁반을 나르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있는 식당 '요땅생삼겹' 주인 강채현 씨가 정식 차림이 담긴 쟁반을 나르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

요즘에는 손이 많이 저리다. 물과 세제에 과도하게 노출되다 보니 주부습진에도 걸렸다. 그럼에도 어느 하나 게을리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가게를 찾는 손님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하루 힘듦을 풀 수 있는 안주를 내주고 더 힘찬 내일에 힘을 보탠다.

손님 상에 한 번도 오르지 않은, 하루 장사하고 남은 반찬은 이웃과 나눈다. '집밥'을 널리 대접하겠다는 마음에 어떤 음식이든 재사용하지 않겠다는 철칙도 되새긴다.

"500원 정도 더 받으라는 손님도 있지만 당분간 가격을 올릴 생각이 없어요. 우리 집을 찾는 분들이 고맙고 잘 먹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힘이 나거든요. 집밥이 생각날 때 부담없이 찾아주셨으면 하네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