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가수 김건모 한 사람뿐이라는 우스갯말이 있습니다. 그 핑계 쪽이랄까 '미혼모의 변명' 쪽이랄까 헷갈리게 하는 속 빤히 보이는 묘변(妙辯)을 앞세우고 네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노정객이 있습니다. 바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입니다.

그는 "내일 쾌청"이라 하고 취침한 예보관이 이튿날 비가 퍼붓자 "어젯밤 천기도로는 비 절대 안 내린다. 이건 분명 비가 틀리게 내린 거다" 했다 하듯 이런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뽑을 후보가 없다'는 선거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저녁이 있는 삶' 표어를 지운 패널에다가 그렇게 적은 셈입니다.

대통령 될 야심 때문에 정치인생을 죽 쑨 손 전 대표가 '대통령제 폐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니 그냥 웃을 수도 없는 '딱함+화(火)남' 범벅이 된 느낌입니다. 아무튼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뛴다' 쪽 정치현실이 서글플 뿐입니다.

 

"정치는 본인에겐 허업(虛業)"

JP의 그 아포리즘 계(誡)

알 만한 노정객이 어쩌다

노욕, 노추로 얼룩이 졌나

차라리

나훈아의 노래 <공(空)> '부질없다'나 새겼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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