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박물관, 송응창 저 〈경략복국요편〉 풀어낸 5권 완간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명나라 경략(經略) 송응창(宋應昌·1536~1606)이 쓴 글을 엮은 <경략복국요편(經略復國要編)>의 역주서와 교감·표점본 <명나라의 임진전쟁>(사진) 을 완간했다.

지난해 제1·2권(역주서)에 이어 이번에 3·4권(역주서)과 5권(교감·표점본)을 출판했다. 이로써 진주박물관은 <쇄미록>(2018년 발간)에 이어 두 번째로 임진왜란 관련 국역서를 발간하게 됐다.

<경략복국요편>은 '경략으로 임명된 송응창이 조선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쓴 핵심 문서를 엮은 책'이라는 뜻으로, 임진왜란 초기 상황을 명나라 시각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본군의 거침없는 공세로 조선이 위기에 빠지자 명군이 참전해 평양성과 벽제관에서 전투를 치르고, 이어서 일본과 강화협상을 추진하는 숨가쁜 과정에서 명군이 취한 입장과 전략, 그들의 내밀한 속사정을 엿볼 수 있다.

송응창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직후 1593년 말까지 경략으로서 명군을 총지휘한 인물이었다.

그는 실제 전투를 지휘했던 제독 이여송(李如松)에게 전쟁물자를 지원하고, 명 조정 대신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전쟁을 수행했다. 그 결과 1593년 초에 명군이 평양성 전투에서 일본군을 물리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곧이어 벽제관 전투에서 패배하자 협상을 통해 일본군의 철군을 시도했다.

송응창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일본국왕으로 책봉하고, 영파(寧波)를 통한 조공을 허락하는 봉공안(封貢案)을 추진했다. 그의 강화협상에 대해 선조를 비롯한 조선 관료, 명 조정의 주전파(主戰派)와 감찰을 담당한 과도관(科道官)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송응창은 조선의 반발을 누르는 한편, 일본군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이후 1593년 철군 논의 과정에서도 일본 동향을 주시하면서 조선의 방비책을 고심했다.

이 책은 임진왜란 당시 전황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선·명·일본 삼국의 처지와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한국·일본 측 사료를 중심으로 정립된 기존 임진왜란상에 명나라 시각이 반영된 연구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삼국전쟁으로서 임진왜란을 보는 입체적인 시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략복국요편> 국역사업은 명·청·조선의 외교문서 전문가들이 모인 한중관계 사료연구팀(책임연구원 구범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이 맡아서 진행했다.

역주서에는 꼼꼼한 주석과 상세한 인명록이 수록돼 전문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책에 수록된 어려운 문서들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역주서(1~4권)와 함께 교감·표점본(5권)을 발간해 독자들이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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