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정면 내분비기관 악성 결절
과거 5∼6㎝ 절개해 흔적 남아
입술 통한 로봇·내시경 수술법
흉터 없고 통증 적어 환자 주목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보이는 갑상선암, 50대 발병률이 가장 높지만 최근 젊은 연령대 환자도 많습니다. 흉터와 통증을 줄이는 로봇수술·내시경 수술이 심리적 만족도가 높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외과) 이준호(사진) 센터장 도움말로 갑상선암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봅니다.

◇갑상선암이란 =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결절이 악성일 경우 갑상선암이라고 부른다.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남녀 전체 갑상선암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36만 6486명으로, 이 중 29만 6551명이 여성 환자였다. 연령대별 여성 환자의 구성을 살펴보면 50대가 가장 많았고 60대·40대·30대 순으로 발병률이 높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암과 달리 갑상선암은 젊은 연령대에서도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인과 증상 = 갑상선암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방사선에 과량 노출된 경우·유전적 요인·서구화된 식습관·비만·스트레스 등이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갑상선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방치하기 쉬운데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목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소리 변화와 숨이 찬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과 치료 = 갑상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로 양성과 악성 결절을 선별하고 크기와 위치 등을 확인한다. 만약 악성 종양이 의심되면 가느다란 주사기 바늘로 갑상선 결절의 세포를 뽑아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조직검사·CT 등을 통해 정밀하게 진단한다.

모든 종류의 갑상선암에 대해서 최선의 치료법은 수술로, 갑상선암은 폐암·위암·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수술적 치료로 인한 예후가 좋은 편이다. 갑상선암이 재발하거나 전이가 발생한 경우에도 수술적 제거가 가능하면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방사선 치료·고주파 절제술·표적치료제 등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 갑상선암 수술은 목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최근에는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목에 상처를 내지 않고도 갑상선암을 제거할 수 있는 로봇이나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법이 주목받고 있다.

▲ 이준호(맨 오른쪽)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이 경구 접근 갑상선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삼성창원병원
▲ 이준호(맨 오른쪽)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이 경구 접근 갑상선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삼성창원병원

◇수술과 관리 = 과거에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경우 목의 정면을 5~6cm 정도 절개해 암을 제거했다. 상처가 잘 아문다면 얇은 실선 정도로 흉터가 남아 정상적인 목주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흉터의 표면에 불규칙한 비후성 반흔이나 캘로드이성 반흔이 나타나면 눈에 도드라지게 띈다.

이러한 전통적인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에 상처를 내지 않는 다양한 수술법이 개발됐다. 겨드랑이 부위에 6cm 정도 절개를 통해 갑상선으로 접근하는 액와 접근법, 양측 유륜과 겨드랑이에 1cm 미만의 상처를 통해 접근하는 양측 유륜 액와 접근법, 귀 뒤를 통해 접근하는 귓바퀴 뒤 접근법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수술법도 한계점이 있다. 우선 겨드랑이·유륜 등 부위를 어느 정도 절개해야 한다. 그리고 절개 부위에서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멀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피부를 절개하면서 통로를 만들다 보니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최근에는 로봇 또는 내시경을 활용해 아랫입술 안쪽에서 갑상선까지 접근하여 눈에 보이는 상처를 피부에 남기지 않고 통증을 줄이는 경구(經口) 접근 갑상선 수술법이 개발돼 확산하는 추세이다.

로봇수술은 외부 조종석에서 의사가 확대 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로봇의 팔을 조종하여 수술하는 방법이다. 3D 카메라를 통해 수술 부위를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로봇팔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에 유용하다.

경구 접근 갑상선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아랫입술 안쪽 점막에 1㎝ 미만 3개의 구멍을 통해 진행된다. 신체 구조상 갑상선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아랫입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수술법에 비해 도달 거리가 짧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성대의 문을 여닫는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되돌이 후두 신경과 체내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부갑상선의 보존에 유리하여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경부 중심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환자에게서도 중심 림프절 시야의 확보가 용이해 선호되는 수술법이다. 입술 안의 상처는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아물게 되고 수 주가 지나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회복 기간도 빨라 수술 후 3일 정도면 퇴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로봇뿐만 아니라 내시경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예방 = 앞서 말했듯이 갑상선암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사선·유전·서구화된 식습관·비만·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알려진 위험인자 중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함으로써 발병을 예방하고 정기 검진으로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이준호 센터장은 "그동안 보편적으로 시행되던 갑상선암 수술은 목에 큰 상처와 통증을 남긴다는 한계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받은 로봇수술과 내시경 수술 등 최소침습수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경구 접근 갑상선 수술이 흉터를 걱정하는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종양의 완전 절제는 물론 미용적·심리적 만족도까지 높이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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