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문 마산용마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면서 모처럼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일대가 시끌벅적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동문과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100주년 기념음악회와 기념행사에는 2000석 규모 운동장이 이틀 연속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지금까지 마산용마고를 졸업한 학생만 3만 2590명이다. 그 가운데에는 김주열 열사부터 농촌계몽운동에 헌신한 강성갑 등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인물도 여럿 있다. 이들을 기억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게 총동창회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인 주된 이유다.

이상준 마산용마고총동창회 사무총장은 100주년 기념사업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꼽았다. 그는 "마산용마고라는 모교의 역사를 정리하고 제대로 아는 것이 국사, 세계사를 아는 것보다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상준 마산용마고등학교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일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보고회 및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산용마고등학교

이 총장은 "개교 100년을 기점으로 마산용마고의 지난 역사를 기념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총동창회에서도 있었다. 오래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가올 100년을 새롭게 준비한다는 일념으로 머리를 맞댔다"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100년이라는 물리적 시간보다 그간 마산용마고가 쌓아온 사상과 지성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춰 행사를 준비했다. 

그는 "마산용마고 100년의 역사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넘어 세상 정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택한 분들이 있다. 농촌계몽에 혼신을 바친 강성갑 선생, 우파장학회를 설립해 후학 양성에 이바지한 최영석 회장, 3.15 부정 선거에 항거하다 희생된 김주열 열사까지 이들은 이타적 삶을 실천하신 분들이다. 용마 정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앞으로 세상에 나올 후배들도 올곧은 정신을 기억한다면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앞으로 도서 출간, 다큐멘터리 제작, 기념관 건립 등 마산용마고 100년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시간을 쏟을 예정이다.

이상준 마산용마고등학교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일 열린 개교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산용마고등학교

이 사무총장은 "학교 창고를 뒤지기도 하고, 동문을 찾아가 사정하기도 하면서 겨우겨우 옛날 자료를 수집했다. 일제강점기 때 사진 등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것들이 많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마산용마고가 좋은 선례가 돼 지역 다른 학교들도 그간 역사를 돌아보고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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