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우람한 나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자연의 역사뿐 아니라 묵묵히 한자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았을 테니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우리 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오래된 나무를 신성시하며 보호해 왔다. 산업사회로의 전환과 개발 탓에 오래된 나무들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충분히 보호할 가치가 있다.

경남교육청이 전문적인 학교 노거수 관리에 나섰다. 많은 학교가 이미 폐교되었고 필요에 따라 베어져 사라지고만 노거수들이 많지만 남아 있는 노거수라도 제대로 보호하겠다니 뒤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교육당국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경남에는 100년 역사를 지닌 학교들이 꽤 된다. 그런 학교들에 노거수가 있으면 단박에 그 학교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노거수는 단순한 나무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노거수들은 전문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보호수 지정도 못 받아 오히려 천덕꾸러기처럼 되기도 한다. 버려진 나무는 그야말로 갖은 풍파로 제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 만다. 역사의 증명뿐 아니라 고목의 향기까지 주는 노거수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남교육청이 노거수 보호에 나선 것은 지난해 경상남도 보호수 및 준보호수 지정·관리에 관한 조례가 개정된 데 따른 것으로 역사 가치가 있는 학교 내 수목 관리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폐교를 포함한 도내 학교 보호수 등 주요 수목 관리 전문성을 키우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수목 관리 추진 계획을 세웠다

경남 도내의 학교나 기관에 있는 보호수는 모두 25그루이다. 하지만, 실태조사가 필요한 주요 수목은 현재 20종 293그루에 이른다. 실태조사가 좀 더 정밀하게 이루어진다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경남교육청은 도내를 네 권역으로 나눠 현장자문단을 꾸려 학교 수목을 진단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수목 관리 지침을 세워 예산이나 인력을 지원하고 지자체에는 보호수, 또는 준보호수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남교육청이 수목 전문성이 부족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 목소리를 반영하고 현장 맞춤형 수목 관리를 계획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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