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즐기고 공영자전거도 타고
시민 위한 정책 펴는 괜찮은 도시

1992년 어느 여름날. 두 살 딸아이를 안고 아내와 함께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를 탔다. "기사님, 전셋집 얻으려고 하는데 살기 괜찮은 곳으로 가 주세요." 그 기사 아저씨는 우리를 명서동에 내려주었고 창원으로 발령받은 나의 직장 생활은, 창원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사이 월영동으로 이사했고 아들 두 명이 태어나 1녀 2남의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열심히 살다 보니 30년 세월이 훌쩍 지나 어느덧 정년을 앞두고 있다.

창원에 살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는 낚시의 즐거움이었다. 바다가 가까이 있다 보니 부담 없이 나갈 수 있고 몇 시간 바람 쐬다 돌아오면 그만이었다. 낚시 초보이던 내가 고등어 낚시를 통해 그야말로 제대로 손맛을 느끼며 낚시에 입문할 수 있었던 1993년 겨울은 특히 잊지 못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갈치 낚시를 제대로 경험했다. 낚시터에서 만났던, 대구에서 2시간 운전해 왔다는 어느 아저씨의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바다 옆에 사는 창원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 겁니다."

매일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요즘은 즐거움이 하나 늘었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친수 공간인 3.15 해양누리공원에서 왕복 약 4㎞ 거리를 걸으며 마산만 정취와 멀리 무학산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다. 오후 퇴근 시간 이후에는 운동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데이트하는 연인들, 아기를 데리고 나온 엄마 등 그야말로 남녀노소 사람들로 붐빈다. 주말에는 야외무대에서 하는 공연을 보는 것도 덤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어떤 대선 후보가 말했듯이 '저녁이 있는 삶'의 모습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최신 시설을 갖춘 화장실이 3곳이나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즐거움은 또 있다.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누비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일 년 회비 3만 원을 내고 정기회원으로 가입하여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이용하고 있다. 3.15 해양누리공원에는 자전거 도로를 별도로 만들어 놓아 산책하는 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 좋다. 관절 건강에 좋고, 심폐지구력 강화, 심장 질환 예방,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자전거 타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점이 참 많은 운동이다. 이렇게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도시, 그래서 창원은 참 괜찮은 도시이다. 창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나은 창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창원시 도시계획 담당자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마산 돝섬에서 무학산 정상까지 연결되는 케이블카 건설을 검토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산만과 무학산의 빼어난 자태를 감상하고, 마산어시장으로 연결되는 관광 코스를 상상해 본다. 통영, 여수, 목포, 부산 등 해안을 끼고 있는 도시에는 거의 대부분 케이블카가 있는데 창원이라고 안될 이유가 있을까? 어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외지 관광객 유입으로 관광 수입도 늘어나는 아이디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환경단체의 반대는 극복해야 할 과제이겠지만.

2010년 7월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하여 출범한 통합 창원시는 올해 1월부터 인구 103만 명 창원특례시가 되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나의 30년 보금자리 창원! 이제 행정·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을 갖게 된 만큼 더 발전하고 더욱 쾌적한 환경이 되어 정말 살기 좋은 명품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선 경남전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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