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
35개 팀, 사업장 점검·예방활동
현장 의견 들으며 안전에 온 힘

828명. 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 수다. 감소세라지만, 여전히 1000명 가까이 일하다 숨진다. 경남에서만 노동자 81명이 산업재해로 숨졌다.

노동자가 현장에서 떨어지거나, 끼이거나, 부딪히거나, 깔려 숨지는 사고를 막으려면 '예방'이 우선이다. 누군가는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도 현장에 들러 '잔소리'를 해야만 목숨을 살린다.

25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는 제9차 현장점검을 벌였다. 큰 줄기에서 산업재해 감독은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보상은 근로복지공단 역할이라면, 산업재해를 미리 막는 '예방' 역할은 산업안전보건공단 몫이다.

언뜻 사소할지라도 노동자 목숨을 앗을 위험 요소가 있다면 바로잡도록 살피는 게 산업안전보건공단 업무다. 이날 반상구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건설안전부장과 임성준 경영총괄부 대리와 함께 창원지역 소규모 건설현장을 살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숨진 건설업 현장 71.5%는 50억 원 미만 소규모 현장이었다.

맨 먼저 들른 곳은 창원시 성산구 반지동 2층 건물 공사 현장. 점검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들르는 터라 현장 사정이 어떤지도 직접 봐야 알게 된다. 실제 현장은 공정률 90% 이상으로 대부분 작업을 마친 상태였지만, 내외부 모두 꼼꼼하게 살폈다.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을 살피던 반 부장이 현장 관리자에게 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관리자는 수일 내로 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 부장은 "본 난간을 빠르게 설치하거나, 늦어지면 가설 안전난간이라도 설치해야 한다"고 권했다. 점검을 벌이면서 바로잡을 것이 있으면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기고, 보완한 현장 사진을 보내도록 안내한다.

이어 들른 다른 건설현장은 대부분 공사를 멈춘 상황이었다. 최근 창원지역을 포함한 경남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 동부권역 조합원 파업으로 레미콘 공급이 끊겨서다.

반 부장은 현장 관리자에게 작업을 재개하면 신호수 배치, 안전줄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반 부장은 이어 "최근 한 현장에서 중량물을 옮기다 러그(인양용 이동 고리)와 마찰로 슬링벨트가 끊어져 사고가 났다"며 "섀클(쇠고랑)을 쓰거나 슬링벨트와 맞닿는 러그 면을 날림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오전 마지막 점검은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 한 공장 건설 현장이었다. 이곳 역시 레미콘 공급이 안 돼 터만 덩그러니 있는 현장이었다. 전화를 받은 현장 관리자가 들러 반 부장과 대화를 나눴다. 현장 관리자는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힘든 상황을 하소연하고, 실제 공정 과정에서 안전 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반 부장이 애로점에 귀를 기울이고 공정에 적용하기 쉬운 새로운 정보를 전하자 현장 관리자 표정도 조금씩 폈다. 반 부장은 "현장 관리자가 새로운 정보에 만족하면 소문을 내기도 하는 터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현장 관리자 기분이 풀려야 비로소 위험 요소도 바로잡히기에 단순히 점검만 하지 않고 경청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이날 산재예방 전문가로 구성된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35개 팀(67명)은 패트롤 차로 창원·진주·통영시를 포함한 5개 시 10개 군 고위험 사업장을 점검했다. 특히 개구부, 굴착기 등 산업재해 사망 사고 12대 기인물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공흥두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장은 "사망 사고가 잦은 위험 요인은 자율점검표로 점검하고 위험 요인을 찾으면 개선해달라"며 "더는 도내 산업현장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도록 계속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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