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이면서 지역 탐방 안내서
본보 환경전문기자 수정·재출간
5개 권역별로 유산·인물 등 소개

'올해는 어디로 여행을 떠나면 좋을까?' 코로나19 확산 이후 명절에도 집에 가지 않던 내가,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나아졌다. 다음 명절부터는 본가에 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익숙한 내 동네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지낸다는 게 보통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나름의 대안을 찾고자 끙끙거리기도 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족들과 거리를 두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경남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간다면, 어디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풍광 좋은 바다가 보이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숙소에 머물면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여행이라면 기간이 짧아도,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시여도 좋다고 느꼈다. 친구와 달콤한 시간 낭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그 여행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행도 있다. 역사 문화 탐방이다. 경남지역 각 시군에는 잘 알려진 문화유산이 많은데 시군별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거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거나 조명받지 못했던 유산도 보고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또한 의미 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터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즐기는 여행보다 더 오랜 시간 기억 속에 남길 수 있는 여행일 수도 있겠다.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환경전문기자(출판국장)는 보람있는 여행으로 '지역 역사 문화 탐방'을 추천한다.

그는 지난달 26일 펴낸 책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 첫 장 머리말 제목에 '어디 보람 있고 재미있는 여행 없나요?'라고 적은 뒤, 본문에서 "역사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인증 사진을 찍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즐기는 여행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을 지역 이야기가 달래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도내 18개 시군별 역사 문화를 꼼꼼하게 소개한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이 출간됐다. 사진은 의령 정암진 솥바위. /갈무리
▲ 도내 18개 시군별 역사 문화를 꼼꼼하게 소개한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이 출간됐다. 사진은 의령 정암진 솥바위. /갈무리
▲ 도내 18개 시군별 역사 문화를 꼼꼼하게 소개한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이 출간됐다. 사진은 사천만갯벌. /갈무리
▲ 도내 18개 시군별 역사 문화를 꼼꼼하게 소개한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이 출간됐다. 사진은 사천만갯벌. /갈무리

김 기자가 쓴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은 18개 시군별 역사 문화를 꼼꼼하게 소개하는 서적이다. 지역별 주요 문화유산과 잘 알려지지 않은 유산, 그 속에 감춰진 역사적 사실과 뒷이야기가 나와 있다. 교과서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지역 얘기도 쓰였다. 지역별 주요 인물 등이 기록됐다. 18개 시군을 중부·서부·남부·북부·동부 등 5개 권역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가독성을 고려해 소개 글 옆에 중간중간 사진을 곁들였다.

"이 책은 역사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역사서이기도 하고, 여행객들에게는 경남을 소개하는 좋은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두루 도움이 된다면 곰탁곰탁 다니며 발품을 판 보람으로 여길 수 있겠다."

김 기자는 책 머리말에서 자신의 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책은 2016년 <경남의 숨은 매력 - 역사 문화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간된 뒤 내용과 제목을 수정·보완해 <쉽고 재미있는 경남의 숨은 매력>이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됐다. 어려운 용어나 해설은 누구나 알기 쉽게 쉬운 말로 풀어썼다. 어렵게 느낄 법한 이야기에 읽는 재미를 준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도서출판 피플파워. 373쪽. 2만 원.

/최석환 기자 c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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