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춘수(국민의힘)·진병영(무소속) 후보가 맞대결 중인 함양군수 선거가 소위 '묻지마 의혹제기'로 혼탁해지고 있다.

두 후보는 상대를 향해 불법 기부행위, 허위사실 공표, 여론 조작, 일감 몰아주기, 채용 비리, 측근 비호 등 다양한 의혹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 해당 후보가 연루됐다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근거는 없어 유권자들의 정치 환멸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후보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진 후보가 지난해 3월 한 경로당을 방문해 박카스 박스를 돌린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며 진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 후보는 또 진 후보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해당 사건과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자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제기하는 한편, 여론 조작과 네거티브 비방에도 책임지라고 압박했다.

일명 '박카스 사건'의 경우 진 후보를 고발한 사람들의 일방적 증언만 있는 상태고, 서 후보가 문제 삼는 한 지역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진 후보의 개입 또는 관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도 저를 향한 온갖 네거티브와 유언비어가 있었고 찔러놓고 보자는 식으로 9가지를 고발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누가 허위사실 공표를 하고 있는가. 아무리 목적을 가진 선거라 하지만 이런 네거티브는 안된다"라고 밝혔다.

사정은 진 후보가 서 후보에게 제기하는 의혹도 다르지 않다. 진 후보는 현직 군수인 서 후보 재임 시기 특정인 일감 몰아주기, 채용 비리, 측근 비호 등이 횡행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까지 서 후보가 직접 연관된 비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서 후보는 "대부분 수의계약과 관련된 불만으로, 각 읍면에서 자체적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신은 수의계약 상한제 등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왔다고 반박했다. 채용 비리, 측근 비호 의혹도 자신은 처음 듣거나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며 네거티브에 기대는 진 후보를 응징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서 후보는 "또다시 함양이 불법선거로 얼룩지는 모습을 볼 수 없다"며 "검증되고 깨끗한 군수, 정의롭게 나아갈 수 있는 강단있는 군수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설관리공단 이슈 정도를 제외하면 정책적 쟁점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 가운데, 어느 누구도 당선을 확신할 수 없는 박빙 구도가 이 같은 '무리수' 남발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두 후보는 4년 전 함양군수 선거에서 불과 429표 차로 희비가 갈렸다.

/고동우 기자 kdwoo@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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