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제의 별별이야기 (4)(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 태양

영국 태생 미국인 여성 세실리아 페인은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태양과 별이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당시 학계는 남성 위주였고, 태양은 암석이나 석탄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설이 우세했다. 세실리아 페인은 학위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뜻을 굽혀야 했다. '내가 연구한 바로는 태양이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논문을 쓸 수밖에 없었다. 페인의 연구 결과는 나중에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지금은 교과서에 실려 있다.

그는 대학에 갈 등록금이 없어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녔다. 영국에서는 교사가 여자로서 최고의 직업이었지만 그는 그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 최초의 여성 정교수가 되었고, 최초의 여성 학과장이 되었다. 그는 그 시대 한없이 두꺼웠던 유리천장을 깨어버린 훌륭한 여성이었다. 그는 '역사를 통틀어 가장 저명한 여성 천문학자'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별빛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우주 원소의 풍요로움과 화학적 동질성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영국왕립천문학회는 부고를 썼다.

◇별의 열과 빛 = 태양(별)이 열과 빛을 내는 건 수소 원자 4개가 핵융합을 해서 헬륨 원자가 되는데 수소 원자 네 개의 질량보다 헬륨 원자의 질량이 아주 조금 작은데 이때 사라진 질량이 E=MC²에 따라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다. 태양은 제일 가벼운 수소가 73%, 그 다음 가벼운 헬륨이 25% 정도이고 나머지 2%는 태양이 만들어지기 전에 소멸되었던 별에서 핵융합 했던 원소들이다. 지름은 약 139만 2000 ㎞로 지구보다 109배 크며, 질량은 약 33만 배 무겁고, 부피는 130만 배이다. 태양계 전체 질량의 약 99.86%를 차지한다. 표면온도는 약 5800K이고 섭씨로는 약 5500도이다.

 

지구보다 109배 큰 태양
수소 73%·헬륨 25% 구성
중심핵 온도 대략 1500만도

태양도 자전을 하는 데 적도는 한 바퀴 자전하는데 25일이 걸리는 반면 극축으로 갈수록 느려진다. 극은 35일 정도 걸린다. 이처럼 자전속도가 다른 것은 태양이 기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를 차등자전이라고 한다. 기체로 되어있는 외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들도 차등자전을 한다.

▲ 태양단면도.  /한국천문연구원
▲ 태양단면도.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의 내부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핵과 복사층, 대류층으로 나뉜다. 중심핵의 온도는 대략 1500만도이고 2600억 기압이다. 핵에서 생성된 광자는 표면인 광구까지 가는 데 대략 17만 년 정도가 걸리는데 태양 내부의 원자와 전자들과 부딪히면서 표면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감마선으로 출발한 전자기 에너지는 광구에 도달할 때에는 에너지를 잃어 가시광선이 된다.

태양은 백색광을 내지만 지구 대기에서 빛이 산란되어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까닭에 노란색으로 보인다. 광구의 정의는 약 50%의 빛이 산란되지 않고 투과할 수 있는 깊이라 한다.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어 에너지 전달이 방해를 받아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이는 부분을 흑점이라고 한다. 큰 흑점은 지구 서너 개가 들어갈 크기다. 광구에는 쌀알 무늬가 있는데 대류층에서 올라온 뜨거운 것은 밝고 식어서 내려가는 부분은 검어서 마치 쌀알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태양풍 = 광구 위에는 대기가 있는데 채층과 코로나로 나뉜다. 채층은 광구 바로 위에 있는 붉은 대기층인데 광구가 밝아서 보이진 않지만 개기일식 때 고리 모양으로 보인다. 코로나는 진주 빛의 가스층인데 200만 K까지 도달한다. 채층에서 코로나까지 솟아 올라가는 불꽃 모양의 가스를 홍염이라고 하며, 엄청난 양의 빛과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는 것을 플레어라 하는데(코로나 질량 방출), 플레어는 X선 같은 고에너지 전자기파를 내뿜는데 방출된 전기를 띤 입자들은 1일~3일 정도면 지구에 도달한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퍼저나가는 것을 태양풍이라고 한다.

방출되는 질량은 초당 100만 t에 이르며 지구 대기에 들어오면 재난이 발생하고 오로라는 더욱 강렬해진다. 이것을 지자기폭풍이라고 하는데 지구의 자기권을 혼란하게 만들어서 통신교란을 일으키고 변압기를 손상시켜 정전을 일으킨다. 인공위성의 부품이 파괴되기도 한다. 1993년 캐나다 퀘벡에서는 지자기폭풍으로 600만의 인구가 9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입었다. 태양의 고에너지 질량 방출을 감시하는 것을 우주날씨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주날씨를 관측하기 위해 나노위성편대인 도요샛을 올해 상반기에 발사할 예정이다.

▲ 산청군 황매산 미리내파크에서 촬영한 궁수자리. /조정제 시민기자

◇궁수자리 = 상반신이 사람이고 하반신이 말인 반수신인 켄타우루스족은 활을 가지고 야산을 돌아다니는 거칠고 야만적인 종족이다. 그러나 그중 유독 케이론만은 달랐다. 그는 원래 거인인 타이탄족 가운데서 가장 강했던 크로노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이었다. 그는 크로노스 아내의 복수를 두려워하여 스스로 반인반마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기품이 있고 착하고 현명하여,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로부터 음악과 의술, 수렵, 예언술을 전수한 후 페리온산의 동굴에 살면서 이러한 기능을 그리스의 신들과 영웅들에게 가르쳤다. 허큘리스는 그에게서 천문학을 배우고,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스는 케이론에게 무술을 배웠다고 한다.

 

대기층 고에너지 전자기파
지구 도달해 자기장 교란

한번은 허큘리스가 반인반마인 켄타우루스와 싸우다가, 그가 쏜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이 잘못하여 케이론의 발에 맞았다. 케이론은 고통스러웠으나 불사신이었기 때문에 죽을 수가 없어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사의 몸을 양보하고 죽고 말았다. 이에 제우스가 케이론을 불쌍히 여겨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궁수자리다. 우리 조상들은 궁수자리 왼쪽 6개의 별을 남두육성이라 불렀다. 남쪽 하늘의 주전자별이라고도 하는데 별 배치가 주전자처럼 보인다. 별자리 설명할 때 주전자의 물이 끓어 주둥이에서 증기가 솟아올라 은하수가 되었다고 말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별떼. /국립청소년우주센터

◇별떼 = 궁수자리에서 왼쪽으로 방패자리까지 메시에 대상이 18개가 있다. 둥근별떼, 널린별떼, 별들의 고향인 성운까지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M22는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제일 큰 둥근별떼다. M8은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호수인 '석호'성운이라고 하는데 오스리 필터를 끼우고 보면 이온화된 수소구름과 그 성운에서 태어난 널린별떼인 NGC6530이 있다. 바로 위에는 삼열성운이라고 하는데 이온화된 수소구름에 세 갈래로 된 먼지 띠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

바로 왼쪽에는 M21 널린별떼가 있는데 세 개의 대상을 한 화각에 담기도록 사진을 찍기도 한다. M17은 생긴 모양이 그리스 문자 오메가(Ω)같이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망원경으로 보면 숫자 2가 보인다. 바로 위에는 M16 독수리성운이 있는데 허블이 찍은 창조의 기둥은 꽤 유명한 사진이다. 방패자리에 있는 널린별떼인 M11은 야생오리성단으로 불리는데 망원경으로 느긋하게 보다보면 오리가 물 위에 떠있는 거 같은 별모양이 보인다.

/조정제 시민기자(천문지도사)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