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어 보여도 관점 따라 값어치 빛나
"2006년 창원에 골동품 경매장 문 열어
가수로 활동하며 40년간 공연 봉사도

박철종(72) 경남가수협회 회장을 만난 곳은 골동품 경매장이었다. 박 회장은 40년 넘게 노래하며 건반을 두드려왔다. 2015년에 경남가수협회를 발족했다.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가요에 열정을 지닌 그가 어쩌다 골동품 경매장을 운영하게 된 걸까.

2000년 초 우연한 기회에 마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매에 참여했다. 그때 골동품에 눈이 번쩍 띄었다. '국제 그랜드옥션'을 2006년 마산합포구 상남동에 열었다. 고미술품·도자기·동양화·유화 등을 취급한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든 다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해 취급품을 제한하지 않는다.

박 회장 시선에는 어떤 물건이든 쓸모가 있어 보인다. 그는 "어느 아파트 단지에 버려진 물건을 살펴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친필 글씨를 발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동품 취급점이 지금보다 늘어야 한다"라며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새 물건만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시한 지 40년도 더 돼 보이는 선풍기를 보여줬다. 박 회장이 1만 5000원에 구매했다. 파란색 날개가 돌아가는 오래된 선풍기였다. 박 회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도 골동품 경매장을 찾는다"면서 "어떤 물건이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 박철종 경남가수협회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국제그랜드옥션'에서 수집한 도자기를 보이고 있다. 이 도자기는 박 회장이 여는 '제8회 경남도민가요제' 대상 상패다.  /주성희 기자
▲ 박철종 경남가수협회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국제그랜드옥션'에서 수집한 도자기를 보이고 있다. 이 도자기는 박 회장이 여는 '제8회 경남도민가요제' 대상 상패다. /주성희 기자

가게 안을 둘러보니 상패로 빼곡한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박 회장이 4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한 흔적이었다.

박 회장은 연예계에 발들일 때부터 생각이 남달랐다. 가수를 낮춰 보는 시선을 바꾸고 싶었다. 1982년부터 음향 장비를 챙겨 복지관·보육원·교도소 등으로 갔다. 마음이 닿으면 어디서든 무료 공연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 등 200개 넘는 상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산 시민이 드리는 시민상'이다. 문신 미술가 작품을 본뜬 상패다. 박 회장은 "시민들이 줬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박 회장은 가수는 노래 실력만큼 인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남가수협회를 발족할 때도 인성 관련해 기준을 확고히 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300여 명이 오디션을 치렀지만 기준이 엄격해 회원 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사들인 도자기를 '경남도민가요제' 대상 상패로 결정했다. '경남도민가요제'는 경남가수협회가 주최하는 경연대회다. 경남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를 발굴하고자 한다.

2012년부터 추석 연휴 때 계속 열곤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멈췄다가 재개했다. 올해로 8회차를 맞이한다. 예심은 다음 달 4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다. 현재 예심 신청자가 50명을 넘었다. 박 회장은 "예심이 한 달 가까이 남았는데, 신청 전화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본선은 다음 달 18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근주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이날은 전통 체험 놀이 행사도 준비해 많은 도민을 맞이할 예정이다.

/주성희 기자 hear@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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