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집중하기 최적의 환경
전국체전 금 1·은 1 목표 구슬땀
실업대회 이어 내달 전지훈련
2년 뒤 김해서 최고 성적 그림

가벼운 발놀림으로 몇 차례 스텝을 밟더니 묵직한 주먹을 샌드백에 꽂는다. 연이어 퍼붓는 소나기 펀치에 샌드백이 흔들린다. 한쪽에서는 상대 복부를 강타할 주먹이 잇달아 샌드백을 파고든다. 반복적인 훈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선수들 눈빛은 오히려 또렷해져 간다.

지난 10일 남해실내체육관 2층에서 남해군청 복싱팀 선수들은 담금질에 한창이었다. 지난 1~8일 열린 제52회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 다녀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체육관은 훈련 분위기가 잡혀 있었다. 이날도 김봉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훈련에 집중했다. 김 감독은 "남해는 동네가 일탈을 할 공간이 없다.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몸 관리를 하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자율적 훈련 = 남해군청 선수들은 오전 6시부터 체력 훈련에 돌입한다. 오후에는 기술훈련과 실전훈련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기본기와 체력을 다져온 것이 선수들 몸 곳곳에 드러났다. 결국 기본기와 체력이 뒷받침돼야 링에 올라가서 힘을 발휘한다는 김 감독의 지론 때문이다.

기본기가 갖춰진 이후에는 선수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김 감독은 억지로 훈련을 시키기보다 개별 선수 상황에 맞춰 훈련을 진행한다. 선수들과 마음을 맞춰가며 운동에 재미를 주는 방식이다. 다른 실업팀에서 주춤했던 선수가 남해군청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적당히 쉴 때는 쉬어줘야 몸이 돌아간다. 훈련을 과하게 시키면 결국 근육에 힘이 빠진다"며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남해군청 선수들이 10일 남해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남해군청 선수들이 10일 남해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금 1·은 1 목표로 강펀치 =  남해군청 복싱팀은 지난 대통령배에서 동메달 1개를 땄다. 국가대표 김도현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남해군청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제10회 한국실업복싱협회장배 전국실업복싱대회에 참가해 전력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또, 9월에는 강원도 원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원주는 복싱 전국체전 이전 담금질을 하기에 최적 장소로 꼽힌다. 원주복싱체육관은 약 150평의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강릉원주대학교·상지대학교· 원주시청 등 스파링 상대도 많다. 특히 서울과도 거리가 가까워 훈련을 오는 팀이 많은데, 전국체전 이전 다양한 상대와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획득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김도현도 진천선수촌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도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몸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며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겠지만, 더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거머쥐겠다"고 말했다.

남해군청 선수들이 10일 남해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남해군청 선수들이 10일 남해실내체육관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더 기대되는 2년 뒤 = 남해군청 복싱팀에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결국 시설 부분이다. 남해군청은 주변에 합동 훈련할 실업팀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이번 전지훈련도 거리가 먼 원주로 떠나야 한다. 전지훈련팀을 받기에는 남해실내체육관 공간이 협소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9월 남해군청이 전지훈련을 떠난 동안 일부 벽을 허무는 확장 공사를 벌인다. 또, 바닥도 쿠션감이 있는 나무 바닥으로 깔아 선수들 무릎과 허리 부상을 줄이고자 한다. 남해는 온화한 기후여서 시설만 갖춰진다면 동계 전지훈련지로 안성맞춤이다.

또, 남해군청은 국군체육부대 최희섭 영입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 보강에 이어 김해에서 열리는 2024년 전국체전에서 안방 이점을 살려 최고의 성적을 낸다는 구상이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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