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32라운드 김포FC 상대 3-1 승리로 승점38점 확보
5위 충남아산, 대전하나시티즌에 패하면서 39점…1점차
새 브라질 선수 적응-다양한 공격패턴과 전술 결합 '희망'

경남FC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충남아산이 5위에 자리 잡은 5월 초까지 경남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경남은 5월 7일 기준 아산에 승점 3점 차로 따라붙은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여기까지가 한계였나 싶을 정도로 경남은 이후 석 달 넘게 승점 차를 3~5점 이내로 좁히지 못했다. 더구나 7월 이후 맞대결은 물론 하위권 팀과 경기에서도 경남은 좀처럼 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팬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기도 했다.

실제 설기현 감독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부터 최근까지 줄곧 "승점을 따고 치고 올라가야 할 때 그렇지 못했던 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로 나타났다"며 "올해는 꼭 승점이 필요한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말해왔다.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본다면 경남은 설 감독 우려대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대로 벼랑 끝으로 몰리나 싶었던 경남이 소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하고 아산과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티아고(오른쪽)이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티아고(오른쪽)이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4일 오후 8시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32라운드 경남과 김포FC 경기에서 경남은 3-1 승리를 거뒀다. 그보다 2시간 앞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아산 경기에서는 대전이 2-1로 승리했다. 아산이 승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경남은 1점 차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이날 경남 승리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 말고도 몇 가지 희망을 보여 줬기에 5위보다 더 높은 순위도 노릴 가능성을 내보였다.

카스트로(흰색 유니폼)가 김천 수비망을 돌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카스트로(흰색 유니폼)가 김포 수비망을 돌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우선은 브라질 삼각편대가 재가동됐다는 점이다. 윌리안과 에르난데스가 여름에 팀을 떠나면서 위기를 맞았던 경남의 '브라질 삼각편대'는 엘리아르도와 카스트로가 가세하면서 재정비됐다. 김포전에서 선발로 삼각편대가 가동됐고,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엘리아르도는 티아고의 선제골에 숨은 조력자가 됐다. 전반 18분 이준재의 크로스를 티아고가 몸을 앞으로 굽히며 내던져 헤더 골을 만들어냈을 때 엘리아르도가 티아고 앞에서 점프하면서 상대 골키퍼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이 밖에도 전반전 내내 엘리아르도가 상대 문전에서 자리하고 있자 티아고는 더 적극적으로 아래로 내려서며 공을 받아주고, 수비에도 가담하는 등 맹활약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예전 에르난데스가 경남에서 수행했던 역할이었다. 카스트로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미드필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예전 경남 공수를 조율하고 직접 공격에도 가담하던 윌리안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14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경남FC와 김포FC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은 원기종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14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경남FC와 김포FC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은 원기종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두 번째로는 외국인 공격수가 없더라도 경남 공격력은 충분히 강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설 감독은 후반 들어 차례로 브라질 3인방을 교체로 빼주고 국내 선수로 공격을 이끌게 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는 최근 회춘하고 있는 고경민을 막는 데 몰렸고, 그 틈을 원기종과 모재현이 서로 도움과 득점을 주고받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머리에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붕대를 감고 뛴 모재현이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머리에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붕대를 감고 뛴 모재현이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지막으로 설기현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 유연해졌다는 점이다. 경남은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23분 박재환과 김세윤을 투입하며 3백 전환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설 감독은 지난 31라운드 FC안양전 종료 후 "후반 막판이 되면 상대는 총공세로 올라설 것이 예상되므로 수비를 더욱 탄탄히 하고 역습 기회를 만들고자 3백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경남 공격력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많은 실점이 순위 상승에 걸림돌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설 감독은 지난해에도 종종 3백을 시도하곤 했지만 그때는 '승리를 지키겠다'는 위축된 전술이라면 요즘은 오히려 공격적인 3백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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