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수돗물 유충 역학조사·특별점검 결과 발표
유충 외부서 유입 추정…약품 투입도 적어

환경부는 창원시 진해구 석동정수장 깔따구 유충 발생 원인을 ‘정수장 관리 부실’로 판단했다.

환경부는 창원·수원시 수돗물 유충 역학조사와 이 일을 계기로 7월 19일~8월 8일 진행한 전국 485개 정수장 위생관리 특별점검 결과를 16일 내놨다.

환경부는 창원 석동정수장 원수, 정수처리과정, 정수장 주변에서 발견된 깔따구 165마리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총 16종의 유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수에서 발견된 2마리는 안개무늬날개깔따구·국내 미기록종, 정수처리과정서 발견된 149마리는 안개무늬날개깔따구·노랑털깔따구 등 15종이었다. 정수장 주변 14마리는 안개무늬깔따구·노랑털깔따구 등 3종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정수장 주변에서 발견된 종과 같은 종이 정수처리공정에 분포한 점과 여과지동(여과지·활성탄) 방충망 규격이 촘촘하지 않고 일부 파손된 점을 미뤄 ‘방충설비가 미흡한 곳과 착수정과 침전지 등 개방된 곳으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원수에서 발견된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정수처리과정 전반에 걸쳐 발견됐으므로 원수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원수에서는 한 마리밖에 발견되지 않았다”며 “같은 원수를 쓰는 반송정수장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원수에서 유충이 유입·번식해 가정까지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입된 깔따구가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되지 않고 가정까지 유출된 것은 전처리 약품을 적게 주입했기 때문”이라며 “불활성화 또는 사멸되지 않은 유충이 번식·성장해 수도관을 타고 가정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유충 발생 재발을 막고자 유충을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해 매일 검사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또 정수장 내에서 유충이 발생하더라도 가정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가장 마지막 정수 단계에 유충 유출 차단장치를 도입하는 등 위생관리 조치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환경부 조치에 ‘재탕’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환경부는 2020년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수도사업자는 수질기준을 준수하고 소형 생물체 유입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먹는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규정을 수도법령에 마련하고 시행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점검 결과 정수처리공정이 끝난 정수지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곳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쌍용정수장 1곳(1마리)이었다. 원수·정수처리과정에서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은 26곳이었으나, 모두 정수처리가 완료된 정수에서는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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