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매체 속 어려운 말 제보
유니크베뉴·버터나이프크루 등
설명없이 알 수 없는 용어 지적
바꿔 쓸 우리말 직접 제안하기도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8월 16일부터 이달 9일까지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여러 독자들이 신문·방송 등 매체를 접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외래어·한자어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기사를 보다가 이게 무슨 내용인가 고민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아는 단어인가 싶어 주변에 물어봤는데 다들 모르더라고요.”

최혜경 씨는 언론 매체 속의 어려운 단어로 ‘유니크 베뉴’라는 표현을 꼽았다. 최 씨는 “뭔가 더 있어 보이는 느낌이라 그런지 그대로 유니크 베뉴라고 쓰는 것 같다. 기사 제목만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니크 베뉴는 독특하다는 뜻인 ‘유니크(unique)’와 장소를 뜻하는 ‘베뉴(venue)’를 합친 말이다. 전통적인 회의 시설인 컨벤션센터나 호텔 연회장 등이 아닌 지역의 고유문화 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뜻한다. ‘이색 회의 명소’ 등으로 고쳐 쓸 수 있다.

변기수 씨는 <한겨레> 신문에서 나온 ‘버터나이프 크루’ 표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버터나이프 크루는 여성가족부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청년이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고민하고 제안하는 모둠이다. 빵에 발라 먹는 버터는 작고 일상적이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고, 버터를 긁는 데 쓰는 나이프는 기쁨을 나누어 주는 도구를 상징한다. 이 모둠은 3명 이상 청년이 일·주거·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적 기쁨을 느끼며 성평등 문화를 개선하고자 벌이는 사업이다.
이를 따로 설명하지 않으면 사업 취지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독자들이 보내준 신문, 방송에서 사용된 외국어, 외래어, 한자어 사례.

그는 또 <경남도민일보>가 강덕수 전 STX 회장 소식을 전하면서 사용한 ‘샐러리맨’도 직장인이나 회사원으로 써야 한다고 짚어 주었다.

김민태 씨는 신문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글로벌’, ‘셧다운’, ‘쇼크’ 등을 거론하면서 세계적, 전력 공급 중단, 충격 등으로 고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김재현 씨는 ‘플랫폼’을 ‘토대’로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문승환 씨는 경제 분야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클러스터’를 쉽게 고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씨는 “기업이나 기관이 모여 있는 산업 집적지를 뜻하는데, ‘산업지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했다.

강정철 씨는 <경남도민일보> 칼럼에서 나온 한자어 ‘인기리’를 지적했다. ‘인기 속에’ 표현으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훈성 씨는 ‘콘퍼런스’ 대신 우리 국민이 쉽게 쓰고 이해할 수 있는 ‘대규모 회의’, ‘회담’, ‘협의’ 등으로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성슬인 씨는 코로나19 유행 등과 관련해 ‘트윈데믹’ 대신 ‘동시 유행’을 쓰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김희곤 기자

※ 감수 김정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