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염치없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비용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그 명분도 이익이 아니라 가치와 연대입니다. 하지만, 더한 몰염치는 시민 주주 신문 정체성과 가치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모두 10회에 걸쳐 경남도민일보 후원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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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역신문 매출 90% 이상이 독자 손을 떠나 견제받아야 할 기득권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아마 '효율성'일 것입니다. 언론은 시장에서 1000명에게 1만 원을 받기도 하고 한 명에게 1000만 원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이 쌓이다 보면 당연히 들어가는 수고를 따집니다.

이상한 셈법이지만 언론 처지에서 1만 원을 지급하는 한 명에게 들이는 노력이나 1000만 원을 지급하게 하는 의사결정권자 한 명에게 들이는 노력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사고 구조를 못돼먹게 표현하면 '어차피 한 명 비위 맞추기는 마찬가지'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저널리즘이 뒤틀리며 언론이 위기에 빠지는 지점입니다. 경남도민일보는 1000명에게서 나오는 1만 원이 한 명에게 받는 1000만 원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것을 체화하려고 애씁니다. 늘 그랬지만 부족하다면 더 그러고자 합니다. 지역 생태계에서 건전한 매체와 시민이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의욕보다 더디다면 지금까지 1000명이 만든 1만 원을 가볍게 여긴 대가일 것입니다. 그 대가는 얼마든지 치를 수 있으나 무슨 시도든 공감을 얻을 기회마저 날린 게 아닌가 싶어 두렵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금 언론이 언급하는 위기는 아직 저널리즘보다 수익인 듯합니다. 부끄럽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당장 지역신문만 봐도 매출이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그런 환경이라면 지금처럼 위기를 여러모로 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일상적으로 본질을 고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매체가 겪는 위기는 저널리즘을 회복하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는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본질을 고민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분들이 더 많은 듯합니다. 감히 어려운 부탁을 하는 이유입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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