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서 한덕수 총리에게 당부
현장 여건 방산 특수선과 상선 분리 안 돼
"매각 구성원 참여 속 공정·투명하게해야"
서일준(국민의힘·거제) 국회의원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분리매각 검토를 우려하며 정부에 신중한 논의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분리매각·국외매각’ 추진 여부를 물었다.
한 총리는 “현재 산업은행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가 하루빨리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민간 주체로 매각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7월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럽연합 경쟁당국 불승인으로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현재 분리매각 등 여러 가지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근본적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이 체계는 이제 효용성이 다 하지 않았느냐고 판단한다”며 신속한 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사업부는 크게 상선·해양·특수선으로 나뉜다. 산업은행은 이 중 상선·해양과 특수선 사업을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수선은 잠수함 등을 생산하는 방위산업 사업이다. 방산 사업을 떼어내면 상선·해양 사업부는 국외 매각 가능성이 커진다. 한 총리는 일단 매각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서 의원은 이에 분리매각은 기술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대우조선 현장 상황을 보면 특수선 중 수상함은 일반 상선과 함께 가공·조립 등 기초 공정을 공유하고 있고, 지원 시설과 인력 등도 상당 부분 융합돼 있어 방산과 상선을 무 자르듯이 나누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선만 분리해 매각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분리매각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매각은 정말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추진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국회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김경만·김정호·류호정·서일준 의원이 ‘대우조선 분리매각과 해외매각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조선업 특성상 특수선과 상선 사업부를 분리하면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분리매각 시 한국과 기술격차를 좁히려는 중국 또는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싱가포르가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 조선기술이 중국·싱가포르보다 3~5년 앞서 있는데 이 기술이 통째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 의원은 “야드에 가서 공정 절차를 직접 보니 분리매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었다”면서 “산업은행과 정책 당국자들에게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고 종국에는 반드시 분리매각과 국외매각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