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화력발전소 주민건강영향 미미 조사 결과 발표
지역 주민, 현실 반영 미반영과 조사 대상 범위 한정 지적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하동화력발전소가 지역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조사 결과를 냈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조사 대상 범위 등도 한정적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오후 하동군 금성면종합복지회관에서 '하동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와 조사기관인 동아대학교 홍영습 교수와 신라환경컨설팅㈜, 낙동강유역환경청·경남도·하동군 관계공무원, 지역 주민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3년간 이뤄진 것으로, 하동화력발전소 인근인 금성·금남·고전면 지역의 대기 등 환경오염 실태와 이들 지역 주민 건강 실태 등을 파악해 환경보전 방안을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7일 하동군 금성면종합복지회관에서 하동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허귀용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7일 하동군 금성면종합복지회관에서 하동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허귀용 기자

조사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금성면 명덕마을과 하동읍, 광양과 여수 등 조사 대상 5개 지점이 기준치에 못 미쳤지만 하동화력발전소와 가장 인접한 명덕마을이 가장 높게 나왔다. 명덕마을은 일시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조금 초과했으나 전국적인 상황이라서 발전소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특히 명덕마을은 이 미세먼지 성분 중 철(Fe)의 농도가 최고 1173/㎥로 나와 경남지역 평균농도(601.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화력발전소에 인접한 전남 여천공단과 광양산단 등의 오염된 공기 유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홍영습 교수는 "주민 건강영향조사에서 폐암 등 암 발생은 전국과 비교해 3개 면이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지속적인 조사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대부분 지역 주민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인 데다가 조사 대상 범위도 한정적이라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명덕마을 주민 전미경 씨는 "이번 조사는 주민 불안감 해소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2000년 이후 소아천식이 심각하다. 이 조사가 현장 상황을 담지 않고 있어서 단편적인 경향성을 파악하는 조사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대책을 연구할 수 있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환경부와 자치단체, 주민이 참여하는 상설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동에 귀촌한 강수돌 고려대 명예교수는 "단면적 조사에 그쳐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인과관계 연관 조사를 하도록 계획을 해서 발전소 때문에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지 인과관계를 밝혀야 했다. 조사 계획 자체가 잘못됐다. 특히 연구 결과에 대한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남해군대기오염대책위에서 활동하는 남해군 주민은 "조사 범위 5㎞ 내에 남해군 일부 지역이 포함되지만 이번 조사 대상에 빠졌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남해군이 포함 안 됐다"며 "앞으로 있을 조사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타당한 지적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예산 부족으로 남해군을 제외해 죄송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전국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영향조사에 남해군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허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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