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태 합천농협도 대책 고심

고금리 정기적금 비대면 판매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사태가 벌어진 남해축산농협과 합천농협은 사태 해결에 분주한 모습이다.

남해축산농협은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아직 조합원들의 큰 동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축산농협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고금리 적금 비대면 판매에 따른 규모를 파악한 이후 전화 등으로 가입자에게 해지를 부탁하는 등 이번 사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해축산농협이 8일 오전 10시까지 확인한 해지율은 40% 정도다.

앞서 남해축산농협은 지난 1일 0시∼오전 9시 연 10.25% 금리 적금 상품을 직원 실수로 대면과 비대면으로 판매했다가 5800여 건 1277억 원의 예수금이 들어왔다. 자체적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수금이 들어오면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남해축산농협은 이번 사태로 기존 고객의 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상품 해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남해축산농협은 현재 농협중앙회와 자금 운용과 관련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조합원 등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남해축산농협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한 정기적금은 우대금리 조건 때문에 총 이자율이 10%대지만 실제로는 5.26% 정도"라며 "현재 진행 상황을 볼 때 문제가 될 만큼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절반 이상 해지가 되면 급한 문제는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남해축산농협 전경. /허귀용 기자
남해축산농협 전경. /허귀용 기자

하지만 이번 적금 가입자가 직접 해지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해지 여부가 사태 해결의 가장 큰 핵심이다.

이번 사태가 지역에 알려진 이후 남해축산농협 조합원과 기존 고객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예금 인출이나 적금을 해지하는 사례는 일부 있었으나 큰 동요는 없었다.

남해읍에 있는 남해축산농협 본점을 방문한 한 조합원은 "이번 사태를 알고 있었지만 무슨 문제가 있는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 말고 다른 적금을 들었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앞으로 조합원들이 크게 동요할까 봐 걱정스럽다"며 "빨리 수습이 되어서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합천농협은 8일 온종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합천농협은 남해축산농협과 달리 이날까지 가입자에게 문자나 전화 등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아 인터넷 재테크카페 등에서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고객은 "직접 합천농협에 전화해 문의하니 이자를 주기 힘든 상황이 맞다며 불안하면 해지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불안해했다.

합천농협 관계자는 이날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실행하겠다"며 "예금 가입자에게 해지 요청 연락을 따로 하지 않은 것은 어쨌든 고객과 약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대로 계약을 유지할 경우 피해가 없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타 지역 농협 관계자는 "어떻게 비대면 특판적금이 열렸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혹 우리도 문제 발생 여지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합천농협 한 조합원은 "건실하게 잘 운영해온 농협으로 아는데 많은 주민이 당황해 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한신(무소속·합천가·산업건설위원장) 군의원은 "지역별, 은행별로 경쟁이 심하다 보니 실수가 나온 것 같다"며 "지역 농협이 잘못되면 당연히 농민들을 포함한 우리 지역에 타격이 심하다. 어떻게든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허귀용 고동우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