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비 확보 주민-지역작가 연계 활동
'돌산1번집 미술관'서 문화예술 실험 이어가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돌산마을에는 작은 미술관이 있다.

2020년 설립된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이 이듬해 빈집을 개조해 ‘돌산1번집 미술관’이라는 문패를 달고 운영하는 공간이다. 어느덧 문화예술 활동 장소이자 주민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 있는 '돌산1번집 미술관' 외부 전경.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이 돌산마을에 만든 공간이다. /박정연 기자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 있는 '돌산1번집 미술관' 외부 전경.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이 돌산마을에 만든 공간이다. /박정연 기자

지난 6일 찾은 돌산1번집 미술관에는 주민 15명이 참여해 닥종이 공예 수업을 열고 있었다. 김현정 닥종이 공예가와 함께 장식품으로 활용가능한 팔각교자상을 만들었다.

돌산마을은 도시개발 문제로 홍역을 겪은 바 있는 곳으로 주거개선 이후에 주민연계 프로그램이 절실한 공동체였다.

정지윤 시티앤로컬협동조합 이사장은 “마을은 10년 넘게 추진한 재개발이 취소되고 2019년 창원시가 새뜰마을사업을 추진하면서 주거환경 개선이 이루어졌다”며 “물리적 환경은 일부 변화했으나 도시재생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마을로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화가이기도 한 정 이사장은 새뜰마을사업 당시 마을활동가로 위촉돼 담장 벽화를 그리거나 마을자산 기록 작업을 이끌었다.

“도시재생 관련 대학원을 다니면서 마을활동가로 참여했다가 몇몇이 의기투합해 자부담으로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주된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까지 공공미술 개념은 주로 공적인 장소에 동상·조각 등을 설치하는 기념물 또는 장식이라는 성격이 강했으나 현재 공공미술 방향은 기념비적인 성격의 조형물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역과 장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 기반 공공미술은 과정 중심적 미술을 통해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지속적인 담론 형성의 장으로 기능 한다.

6일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마을 미술 프로젝트' 중 하나로 주민 참여 닥종이 공예 수업을 열고 있다. /박정연 기자
6일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마을 미술 프로젝트' 중 하나로 주민 참여 닥종이 공예 수업을 열고 있다. /박정연 기자

자꾸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 사업에 뽑히면서 국비 1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창원시도 추경을 확보해 1억 원을 매칭해 전체 2억 원 사업비를 확보했다.

시티앤로컬협동조합은 ‘돌산마을 미(美)를 더해 빛나다’ 주관 단체이다. 총괄기획을 맡은 정 이사장은 “오래된 마을이 철거 대상이 아닌 역사와 주민 삶의 이야기가 담긴 기억의 장소가 된다”며 “지역예술가와 협업 활동으로 주민 삶이 풍성하게 영위될 수 있도록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진해 돌산마을에는 빨래터와 우물터를 비롯해 100년 전 군항도시건설에 사용된 돌을 캐던 채석장 상흔 등이 남아있다.
돌산마을 미술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다. 지역작가 레지던시 사업과 주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함과 동시에 연계 활동도 펼친다.

돌산1번집 미술관 반지하 공간은 작은 갤러리이자 테이블이 놓여 있어 주민 활동이 가능하다. 2층 노후 주택을 개조했기에 각각의 방마다 작업실로 활용 가능해 레지던시 공간으로 충분하다.

'돌산1번집 미술관'은 노후 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문체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역 작가들이 입주한 레지던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돌산1번집 미술관'은 노후 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문체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역 작가들이 입주한 레지던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현재 강창호·정진경·정풍성·최한진 등 8명 작가가 입주해 있다. 이들은 작품 활동을 비롯해 주민과 함께 ‘어디든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돌산마을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돌산이 보이는 고가다리 아래서 테트리스 평상 무대를 설치하고 마을 스토리를 담은 미디어아트를 제작한다.

또한 주민투표로 진행한 마을상징 조형물은 설치 작가들과 함께 만들어 진해고 후문 여좌2가 공원에 전시할 예정이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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