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발생 책임 명백한 국민의힘 "공천하겠다"
뇌물수수 전 군수에 선거법재판 인사들까지 출마 채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군수가 사망해 치르게 된 창녕군수 보궐선거가 초반부터 혼탁하다.

보궐선거 발생 책임이 명백한 국민의힘이 당당히(?) 공천계획을 밝혔고, 뇌물수수로 중도 사퇴했던 한 전임 군수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인사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군수의 죽음으로 치르게 된 선거, 그 죽음을 부르게 했던 부정 선거의 교훈이 지엄한데도 모든 걸 잊은다는 듯, 창녕 지역에서는 혼탁한 선거 양상이 재연되고 있다. 이를 통탄할 군민들 참목소리가 시급하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은 일찌감치 나왔다. 김태완 더불어민주당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위원장은 "전 군수를 포함해 국민의힘 당원이거나 당원이었던 사람들 여러 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12억 원 이상 경비가 드는 재선거 발생의 귀책사유가 뚜렷한 만큼 4월 5일 창녕군수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6.1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2022년 6월 1일 창원시 성산구 토월초등학교 사파동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그러나 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위원장인 조해진 국회의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당은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이 헌법에 규정된 정치적 책무"라며 무공천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 진행되는 창녕군수 선거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대해 조 의원은 "선거법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을만한 특별한 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창녕군시민참여연대 소속 군민들과 국민의힘 당원 등 40여 명은 30일 낮 12시 서울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 집회를 예고했다. 지난 선거 공천과정에 대해 조해진 의원이 책임을 지고,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무공천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집회다.

한편, 2007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중도 사퇴했던 하종근 전 군수가 출마할 예정이다. 하 전 군수는 재임 당시 골재채취 업자들에게 4억 5000만 원의 뇌물을 받고,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회사 자금 27억여 원을 빼내 임의로 쓴 혐의로 재임 1년 만에 구속돼 사퇴했다.

하 전 군수는 〈경남도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곧 예비후보 등록을 하겠다.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공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전 군수직 사퇴 과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군민들에게 해명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지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정우 전 군수와 김춘석 전 군의원도 출마 준비를 해 혼탁한 선거분위기는 더해졌다. 한 전 군수는 자서전 배포 혐의로 오는 3월 9일, 김 전 의원은 금품전달 혐의로 1월 31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한 전 군수는 〈경남도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판이 진행 중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주위에서 지난해의 억울함을 극복하고 추진 중이던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반드시 출마하라고 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후 군민들의 뜻을 헤아려 나아갈 길을 정하겠다"며 출마를 부정하지 않았다.

4월 5일 진행될 창녕군수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지금까지 창녕군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사람은 지금까지 국민의힘 소속 박상제(60) 전 도의원 한 명이다.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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