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밤거리가 조용하다.

음식점·술집이 모여 있는 회사 근처 거리도 마찬가지다. 건물 몇 군데에는 수개월 전부터 임차인을 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불을 밝힌 가게도, 거리를 서성이는 이들도 확연히 줄었다. 드문드문 눈에 띄는 이들은 귀가를 서두른다. 겨우 오후 8시를 넘은 시각, 예전 같았으면 새벽 한두 시에 보던 풍경이 펼쳐진다. 일찍 이 거리에 찾아오는 정적이 아직 낯설다.

코로나 이전에는 나도 이 거리에서 자주 삼삼오오 모여 새벽까지 먹고 마시고 떠들었으니까. 퇴근 후 시끌벅적한 술자리보다 집에 가서 편히 쉬는 삶이 익숙해진 걸까. 예전만큼 먹고 마시는 일에 지갑을 여는 게 부담스러워진 걸까.

/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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