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정상화 고강도 혁신안 발표
2025년 시즌 성적 따라 매각 검토
K3 하향해 경남 선수 육성 대안도
감사서 출장비 부당 수령 등 적발

경남도는 구단 간부의 성희롱과 갑질, 보조금 부적정 집행, 출장비 부당 수령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의 매각을 검토하겠다며 극약처방을 내놨다.

차석호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30일 오전 ‘경남FC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혁신안’ 브리핑에서 “박완수 도정 임기 내(2025년 시즌)에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할 때에는 도민 의견을 수렴해 구단을 매각하거나 K3 리그로 하향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석호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이 30일 오전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남FC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혁신안’을 밝히고 있다. /경남도
차석호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이 30일 오전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남FC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혁신안’을 밝히고 있다. /경남도

경남FC는 2017년 K리그2 1위를 기록하며 2018년 K리그1로 올라가 2위를 했지만, 2019년 11위를 하며 K리그2로 강등됐다. 이후 K리그2에서 3위와 6위를 했고 지난해에는 4위로 시즌을 마쳤다. 경남FC 운영은 도 보조금에 의존한다. 도는 2017년 71억→2018년 95억→2019년 110억→2020년 80억→2021년 108억→2022년 96억 원을 지원했다. 경남FC 운영을 위한 자금 비율을 보면, 도 보조금 비율은 2021년 84%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규모와는 달리 성적은 저조했다.

차 국장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점에서 K리그1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또 다른 방안 하나는 프로리그가 아닌 K3 리그로 내려가 창원시민구단이나 진주시민구단처럼 경남의 우수한 선수를 육성하는 식으로 갈 것인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지사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2025년 시즌에 K리그1로 승격하지 못하면 매각이나 K3 리그 하향 중 하나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도는 경남FC 태생을 설명하며 ‘도민의 주식을 발행해 출발했고, 출발 3년 만에 자본 잠식돼 보조금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초창기 도 보조금은 50억 원가량이었지만 올해는 96억 원이다. 또 이대로라면 전액을 도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경남FC 소속 경영진이나 이사, 직원은 사실상 주식회사라는 점을 명심하고 사기업이라면 자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도는 경남FC의 보조금 비율을 2026년까지 5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올해 보조비율 78.7%를 내년 65%→2025년 60%→2026년 50%로 점차 줄여나갈 방침이다. 지출을 줄이고자 고액 연봉 선수와 주전 미활용 선수를 이적하거나 계약 해지하고 임대 등을 추진한다.

경남FC 구단 사무국 전경. /정성인 기자
경남FC 구단 사무국 전경. /경남도민일보DB

도는 구단주와 대표이사 등 경영진도 전면 재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도지사가 맡는 당연직 구단주를 도지사가 지명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에 나선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경영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영입할 계획이다. 25명에 이르는 이사진도 15명 내외로 축소한다. 1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는 기업이나 기관에서만 이사를 뽑을 방침이다. 도 파견 사무관이 맡은 구단 사무국장 체제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단장 체제로 개편한다.

배종궐 도 감사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12일까지 진행한 ‘경남FC 특정감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성희롱·갑질 물의에 이어 새롭게 보조금 부적정 집행 등 9건이 공개됐다. 징계조치와 함께 범죄 혐의가 있는 사항 2건을 수사의뢰했다.

주요 지적사항을 보면, 구단 직원 23명은 사전에 출장신청을 하지 않거나 출장명령 결재를 받지 않는 등 225차례 무단 출장을 가고 여비 1300만 원을 부정적하게 받았다. 한 직원은 취소한 KTX 영수증을 고의로 첨부해 132건, 출장비 759만 원을 부당 수령했다. 이 직원은 원정경기 때 운영비를 활용해 선수단·직원 숙소를 지인에게 제공하고 자신은 다른 숙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숙박비로 82만 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경남FC 사내규정을 함부로 바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361차례에 걸쳐 공용 차량을 사적 용도로 이용하고 주유비 등 412만 원을 부당 지출한 점 등도 드러났다. 공용 차량 운행일지를 작성하지 않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2020년부터 3년가량 통행료·주유비로 1900만 원 상당을 집행한 점도 지적됐다.

경남도는 “경남FC는 도민이 주인인 도민구단”이라며 “도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지도·감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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