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창원서 열려
참여작 13편 중 7편 조기 매진
신명나는 무대 만들기 최선
관객 심사단 42명 활약

두둥!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이하 경남연극제)가 지난 17일 개막해 순항 중입니다. 경남연극제는 매년 시군을 돌아가며 여는데, 올해는 8년만에 창원에서 진행됩니다. 연극제 기간 창원 태봉고 연극 동아리 출신 백솔빈 기자가 연극제 현장에서 보고 들은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오늘은 그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이전 경남연극제는 매년 성황을 이뤘습니다. 경남 극단들은 실력으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 극단들이 한 해 가장 신경 써서 작품을 준비하는 경남 최고 연극 잔치거든요. 전국 단위로 열리는 대한민국 연극제 지역 예선이기도 합니다. 올해 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극단은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여하게 됩니다. 왜 이런 말 있죠?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 실제 국제대회 금메달 따는 것보다 힘들다. 경남연극제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대상을 받아야 경남 대표로 대한민국 연극제에 나가는데요. 지금까지 결과로 보면, 경남연극제 대상이면 대한민국 연극제에서도 대상 아니면 금상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관객 없이 영상 중계로만 진행하기도 했고, 방역 수칙이 어느 정도 완화된 때에도 거리 두기를 적용해 객석의 절반만 관객을 받을 수 있었죠. 올해는 몇 년 만에 거리 두기 없이 진행되는 터라 극단도 관객도 한껏 들뜬 분위기입니다. 개막전에 이미 13개 작품 중 7개 작품 좌석이 매진됐습니다.

제41회 경남연극제 개막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백솔빈 기자
제41회 경남연극제 개막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 /백솔빈 기자

◇즐거움을 더하는 연극제 = 올해 경남연극제는 '도시에 즐거움을 더하다'란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올해 연극제의 꽃은 관객입니다. 관객들이 신명 날 수 있도록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관객 여러분들도 깊고 긴 호흡으로 도시의 즐거움을 더하는 이번 축제에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상아 한국연극협회 경상남도 지회장이 개막식에서 한 인사말입니다. 

배우들도 정말 온 힘을 다해 연극제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관객들을 위한 작품들이 다채로운 뷔페처럼 차려져 있어요. 경남 연극인들이 작품에 뼈를 갈아 넣었어요. 너·나 할 것없이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밀양 극단 메들리 이현주 배우의 이야기였습니다.

관객들도 오랜만에 즐겁게 연극을 보고 있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사는 이숙자(71) 씨는 평소 연극 볼 기회가 있으면 잘 차려입고 집을 나선다고 합니다. 멋지게 꾸미고 연극을 보면 마음에 생기가 돌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네요. 그동안 코로나로 연극 공연을 못 보셨는데, 올해는 창원에서 연극제가 열리니 아주 기분 좋게 개막식 공연을 보러 오셨다고 합니다.

창원시 서성동에 사는 최민지(15세) 씨는 중학교 연극반인데, 개막작을 보고 배울 점이 아주 많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공연장에서 연기에 집중하는 배우들의 기운을 직접 받으니 자극이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나중에 경남연극제 무대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제41회 경남연극제 개막작 마산 극단 상상창꼬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경남연극협회
제41회 경남연극제 개막작 마산 극단 상상창꼬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경남연극협회
개막작 배우들과 함께한 경남 연극인들./경남연극협회
개막작 배우들과 함께한 경남 연극인들. /경남연극협회

◇관객도 중요한 구성원 = 실제 연극에서 관객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무대를 완성하는 존재이자, 연극을 함께 꾸리는 구성원이죠. 관객 반응과 호응이 배우의 연기에 힘을 더합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텅 빈 객석 가운데 카메라만 덩그러니 두고 공연했을 연극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극제에서 관객은 감상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올해 연극제 심사는 외부에서 초빙한 심재민 평론가, 문삼화 연출가, 백하룡 극작가 외 관객 심사단 42명도 함께합니다. 심사단은 사전 신청한 경남도민들로 구성돼 있고요. 연극제 기간 모든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를 작성할 의무가 있습니다. 

김승수(27·창원시 의창구 중동) 관객 심사위원은 "연극은 관객들이랑 소통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참여자들만 연극하고 이야기를 꾸리는 게 아닌, 얼마나 관객들과 상호작용하여 호응을 끌어내는지를 가장 중점으로 보겠다"고 평가 기준을 밝혔습니다.

제41회 경남연극제 관객 심사단./경남연극협회
제41회 경남연극제 관객 심사단. /경남연극협회

참고로 올해는 참여작 13개 중 12개가 경연을 펼칩니다. 비경연으로 참여한 '함양 문화모임 광대'는 경연에서 제외됩니다. 공연은 3·15아트센터 소극장과 대극장 번갈아 진행되는데요. 소극장은 200석 , 대극장은 400석 규모로 마련했습니다. 지역마다 작품의 특성, 연출, 구성 등을 비교하며 관람하시면 재미가 더할 겁니다. 출품작 소개는 〈경남도민일보〉 '미리 보는 경상남도연극제' 연속 기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매진된 공연이 많지만, 아직 대극장 공연은 좌석이 남아 있습니다. 예약은 네이버 폼 (naver.me/50olRq5D)으로 할 수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010-6567-8801/010-8607-0693으로 연락해 물어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경남연극제 통신원 백솔빈 기자였습니다.

/백솔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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