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포부로 시작
태양광으로 수익 얻으면 조합원에게 배당하는 방식
사회복지를 전공해 취약계층에게 관심 가지다 기후위기까지
창원 외 다른 경남 시·군도 조합원 가입 가능
"지속 가능한 행동이 중요"

다섯 명으로 시작해 216명이 됐다. 차 한 잔 마시려 모였던 자리가 1억~2억 원 자본으로 태양광발전 설비를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얘기다.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은 조합원 투자를 받아 시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서 나온 수익을 나눈다. 기후위기에 대비하면서 수익도 내는 투자인 셈이다.

조합원은 지난달 31일 기준 216명이다. 직원 1명과 이사 4명 그리고 안명선 이사장이 조합을 운영한다. 조합은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의미를 담고 설립됐다.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설립자인 안 이사장을 만났다.

안명선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안명선
안명선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안명선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안 이사장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 관심이 취약계층에 닿자 기후위기까지 생각이 뻗쳤다. 기후위기를 해마다 체험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사회 계층 불평등이 깊어지겠다고 느꼈다.

그는 “환경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지고, 경제가 무너지면 사회 불평등은 깊어질 것”이라며 “사회 불평등이 깊어졌을 때 제일 먼저 고통받을 사람은 취약 계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세워 환경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집중했다. 기후시민백과제작위원을 맡아 기후변화 위기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영화 제작에 참여했고, 창원 그린엑스포 추진위원장으로 나서 창원 귀농귀촌 페스티벌 등 환경 축제를 기획하기도 했다.

㈜해맑음 인증사회적 기업 대표, 기후시민백과제작위원, 그린엑스포 추진위원장,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장 등 모두 안 이사장이 현재 맡은 직책이다.

화려한 이력과 실적 가운데 돋보이는 것은 지난해에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이다. 안 이사장은 먼저 “담당 공무원과 시민이 힘써주신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지난달 16일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이 창원시 자연학습장에서 제2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안명선
지난달 16일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이 창원시 자연학습장에서 제2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안명선

추진력이 좋은 안 이사장도 시민 모금액이 2억 원이 되자 더럭 겁부터 났다. 태양광에너지 설비를 잘 설치할 수 있을지, 배당액을 돌려줄 수 있을지 등 여러 고민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는 성공적이었고 지난달에는 수익금 5%를 조합원에게 배당했다.

안 이사장은 올해도 규모가 큰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에는 의창구 퇴촌동 창원국제사격장 지붕이다. 지난달 30일 모금 목표치 1억 원을 채웠고 오는 6월 설치를 시작한다. 조합원 가입을 비롯한 태양열발전 설비 건립 요청은 누구에게든 열려있다.

안 이사장은 “창원 외 경남 시·군에서 태양광발전 설비 건립 요청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지속 가능한 행동’을 계속 강조했다. 텃밭을 가꾸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작은 행동도 꾸준히 한다면 환경을 지키는 데 큰 보탬이 된다고 확신했다.

“재생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해법입니다. 나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서 움직입시다.”

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은 언제든 열려있다. 문의 055-225-3479.

/안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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