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밴드 활동 경험
록 좋아해 일렉트릭 기타 잡아
학내 연주회서 세션 역할 톡톡
전교 부회장으로 리더십도 발휘

경남도민일보는 BNK경남은행·경남교육청과 함께 '청소년 드림스타'를 만납니다. 재능이 있고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기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박수를 부탁합니다.


중학교에 막 들어간 소년은 밴드를 열망했다. 당장 학교 밴드부에 가입하고 싶었다. 그런데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었다. 학교 방과 후 과정에 통기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경남고성음악고 2학년 김우민(17) 학생이 기타를 처음 잡아본 것이 그때였다.

◇밴드를 열망한 소년

통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는 연주하는 맛이 다르다. 예전부터 음악 장르 가운데 록을 좋아했기에 자연스레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게 됐다. 어머니가 사준 연습용 기타로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취미로 일렉 기타를 처음 사고 나서 한 달 동안은 거의 구석에 두고 방치를 했어요. 연습하기 싫을 때는 연습을 안 했고요. 그런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나중에는 좀 더 열심히 해보고 싶어 유튜브에서 연주 영상들을 챙겨 보고, 그러다 보니까 존경하는 아티스트들도 만나게 되고, 마음 한편이 불타오르더라고요."

우민 학생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기타리스트로 'AZ'를 꼽았다.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분의 연주 뉘앙스도 제 손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요. 기타로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것을 추구하고, 조금 더 기타의 범주에서 벗어나서 연주하려는 분 같아요."

AZ의 'Free Wing'은 올해 경남고성음악고 입학식 때 연주했다. 1학년 후배들을 맞이하는 곡이었는데, 노랫말은 없지만 희망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듯했다.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꿈을 위해 선택한 학교

일렉트릭 기타 하나로 꿈을 꾸다가 선택한 곳이 경남고성음악고다. 고향인 부산에서 이곳 학교까지는 2~3시간이 걸리지만,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저랑 같이 음악을 하려던 친구가 있었는데, 음악중점학교와 예술고등학교를 함께 찾아보다가 여기를 발견하게 됐어요. 신생 학교인 데다 공립이라기에 마음에 들었고, 입학 전에도 몇 번 찾아와 봤어요."

중학생 때는 어딘가에 묶여 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은 훨씬 더 자유롭다고 한다. 경남고성음악고 학생들은 교복이 없고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따로 학교 음악관에 개인 연습실도 있고 매달 개인교습(Lesson) 비용도 지원받고 있어 기타 연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학생들끼리 끈끈해지고, 선생님들이나 학교 교칙이나 운영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학생들을 자유롭게 해주려는 것 같아요. 저녁에도 자율적인 연습 시간을 중요하게 부여하고요."

학교는 전공 실기시험 1차례, 전교생이 모이는 정기 공연실습 2차례 등으로 한 학기 3차례 평가를 거친다.

'향상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금요일마다 학생들이 준비한 곡을 연주하기도 한다. 이름 그대로 학생들이 얼마나 실력이 향상됐는지 함께 듣고 즐기며 응원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우민 학생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서는 무대 말고도 반주로 친구들의 공연을 도와준다. 더 많이 연주하기에 긴 시간 연습이 필요하다.

여러 곡을 준비하고 연주하는 것이 버겁지 않으냐고 우민 학생에게 물었다. "전공생이면 이 정도는 해야죠. 당연히 할 수 있어야죠."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무대는 내 체질

무대는 체질에 맞는다고 한다. "무대에서 날아다닌다", "무대를 씹어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다. 중학교 때부터 거리 공연, 대회 출전 등으로 자주 무대에 서본 덕분이다.

우민 학생은 현재 전교 부회장을 맡고 있다. 우민 학생의 리더십이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방학 중이던 지난해 7월 경남고성음악고 홍보를 위한 부산 광안리 버스킹(거리 공연)도 한 예다. 우민 학생을 포함해 12명이 부산 광안해변공원 야외무대를 찾아 3시간 30분가량 공연했다.

우민 학생은 학교에 지원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학생들끼리 가볍게 버스킹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학교 홍보에도 좋을 듯하더라고요. 음악부장 선생님께 장비와 식비 지원을 물어봤고 승낙을 받아서 규모가 커졌죠."

학생들은 공연 당일 정오 무렵부터 밤 9시 30분까지 음향장비 설치와 점검, 공연 홍보, 본 공연까지 해냈다. 공연은 1~2부로 나눴고, 가요 5곡, 연주곡 2곡, 마지막 1곡을 각각 선보였다. "아침에 만나서 리허설(예행연습)도 해보고, 학교에서 관광버스를 대여해주셔서 타고 갔다가 다시 학교로 와서 장비를 옮겨놓고 귀가했죠."

학내 밴드인 '경고음밴드' 창단과 활동도 우민 학생이 주도했다. 지난해 실용음악과 클래식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 '경고음'은 경남고성음악고 줄임말이다.

경고음밴드는 지역문화축제나 청소년어울림마당 등에서 결실을 거뒀다. 지난해 8월 김해 제10회 수로 청소년 예능 콘테스트 단체전 우승, 10월 제1회 백암 온라인 실용음악 콩쿨 단체부문(밴드) 은상, 12월 고성 제4회 청소년어울림마당 끼 페스티벌 밴드공연 우승 등이다. 학교 정기 연주회, 입학식과 졸업식, 학교 입학 설명회와 청소년 진로박람회 등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밴드를 누가 만들었다기보다는 함께한 거죠. 지금은 밴드 필수 요소인 베이스를 다루던 선배가 졸업하고, 저희도 입시 연습에 중점을 둬야 해서 밴드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는 있어요." 현재 각각 기타, 드럼, 피아노를 치는 학생 3명이 남아 있는데, 이들은 밴드로 외부 활동을 못하는 대신 학교 안에서 음악회를 하면 매번 세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일렉기타를 공부하고 있는 고성군 하일면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 김우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정진하려고 노력 중

요즘은 이성찬 'Love And Freedom', JSFA 'Four Jackets', 숀 마틴(Shaun Martin) 'Madiba' 등으로 록이 아닌 퓨전재즈곡을 즐겨 듣는다. "'Afternoon in Paris', 'A Foggy Day' 같은 노래도 많이 연습하는데요. 모든 장르를 연주할 수 있어야 나중에 세션으로 설 때도 다양하게 반주해줄 수 있다고 봐요."

경남고성음악고는 화음과 그 진행 방법을 배우는 '화성학',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부르는 '시창'과 음정을 듣고 악보에 적는 '청음' 등 수업도 있다. 우민 학생은 이 시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민 학생이 1학년일 때 담임을 맡았던 황윤진 교사는 "음악을 향한 도전 정신과 남다른 열정으로 교내 다른 친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생"이라며 "대학과 연계한 기타 마스터클래스나 국외 전문가 초청 공개 레슨에서도 빠른 습득력으로 연주자들과 즉흥 연주를 펼칠 만큼 음악적 기량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음악 꼰대'라고 부를 만큼 음악을 향한 고민, 그리고 진로 고민이 깊다. "음악적 고민이든 진로 고민이든 속으로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인데, 지금은 '나의 음악적 주관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자주 해요. 내가 해야 하는 음악이 진짜 무엇인지, 어떤 색깔의 연주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월드컵 경기장만큼 큰 공연장에서 자신이 주인공인 무대를 한 번 펼쳐보는 것,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사실 연주자로서 저는 스스로 만족을 못하고 있어서 더욱 정진하려고 해요. 아직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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