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YMCA 아침논단 100회 강연자로 창원을 찾은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는 장인인 고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를 한국사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일 강연을 마친 박 교수에게 백 대표와 기억을 묻자 "대한민국을 상징했던 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일제(강점기) 시절 학교를 겪으시고(다니시고) 6.25 겪고 평생 거의 아마 하루는 물론이거니와 1분도 쉬지 못하고 일해오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백 대표는 2014년 산업화 세대를 조명한 영화 〈국제시장〉에 사진사 역할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대담에서 그는 직접 겪은 한국 근현대사를 짧게 언급했다.

"어찌나 눈물이 많이 나던지…. 내가 살아온, 내 얘길 하는 것 같아 놀랐습니다. 그땐 참 못살았죠. 굶기도 많이 굶었습니다. 참 힘들었어요. 한국전쟁도 실감 나게 그렸더군요. 당시 저는 해군 정보참모실에서 군 복무를 했습니다. 문관이었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전쟁의 참혹함을 보았죠."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가 20일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마산YMCA 100회 아침논단에서 '한국사회 현실과 미래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가 20일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마산YMCA 100회 아침논단에서 '한국사회 현실과 미래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1967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신신예식장을 차린 백 대표는 50년 넘게 최소 비용만 받고 예식을 치르도록 도왔다. 2019년 국민훈장 석류장, 2021년 LG의인상 등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백 대표가 "굉장히 본인이 어렵게 살아오신 만큼 타자의 어려움을 아는 그런 정신의 소유자"였다며 "서로 정치적 생각 등 다 다를 수 있지만 저한테는 인격적으로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도 예전 대담에서 "나와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그 생각은 존중한다"며 박 교수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 대표는 "딸 유학 당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아내와 여행을 갔었는데 한 외국인이 우리 곁에서 통역을 해줬고 나중에 결혼하겠다고 같이 왔는데 그가 박노자였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와 백 대표 딸도 신신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사진은 백 대표가 직접 찍었다.

한편, 백 대표는 지난달 28일 93세 나이로 숨을 거뒀다. 신신예식장은 아들 백남문 씨가 물려받았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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