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Hanwha Ocean)으로 기업명을 바꾸면서 새 출발 했다. 국내 최대 조선소였던 대우조선이라는 이름은 역사의 뒤편으로 퇴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제지역에서는 새로운 기업 출발과 함께 공동체도 조금은 바뀔 수 있는 계기나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기업이 지역에 등장하였다고 해서 민간 회사가 지역발전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는 없다. 오히려 기업과 지역이 공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근간과 토대를 만들어보려는 진지한 노력과 실천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나아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즉, 말만 무성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작고 미미하더라도 세심한 실천이 우선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이라는 기업의 명운을 놓고 거제지역이 전전긍긍해야 했던 이유는 분명히 있다. 지역경제 전체의 사활이 한 민간기업 생존 여부로 결정되다시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을 인수한 한화그룹으로서는 거제지역의 높은 관심을 지나친 기대라고 보면 곤란하다. 오히려 기업 운명이 지역사회에서 정서적인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공동체적인 연대성 구축의 일차적 소재였던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 이젠 자신의 기업이니 알아서 처리한다는 식의 소극적 태도보다는 지역사회와 공감하고 교류하려는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노력의 잣대는 대우조선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처리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먼저 대우조선 시절인 지난해 하청노조 파업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동자 5명을 상대로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하청노동자를 압박하고자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제 한화 체제로 새 출발하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고민하려는 모습 정도는 보이길 기대하고 있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적대시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운운하는 건 언어도단일 뿐이다. 기업이 이전과 달라진 태도를 보일 때 지역사회에서 공존과 공생의 노력은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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