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가 폭염으로 아우성이다. 태국은 45.4도, 베트남은 44.2도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6일 강릉 35.5도, 서울 33도를 기록하여 기상 관측 이래 5월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여름은 전 지구가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낙동강네트워크 활동가들은 지난 24일 낙동강 답사에서 합천창녕보 상류 우산리 선착장과 창녕함안보 상류 선착장에서 녹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화원유원지 인근에서는 물속에서 메탄으로 추정되는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도 확인됐다. 5월 중하순에 낙동강 녹조가 발생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심각한 녹조를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해 대구와 창원, 부산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미국 생식독성 음용수 기준치의 20∼58배를 초과한 수치가 검출됐다. 낙동강 물로 기른 쌀·무·배추·오이·상추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낙동강 주변 공기 중에도 녹조 독이 에어로졸로 날려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생식기능을 훼손하고 간을 손상하는 물질이다. 식약처는 샘플 자료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마이크로시스틴이 불검출됐다고 밝혔지만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환경단체에서 없는 독성을 조작할 리가 없는데 정부는 불검출됐다 발표하며 괴담으로 치부했다. 국민은 어느 쪽을 신뢰해야 하나. 올여름도 불안하다. 환경부는 하·폐수 처리시설, 가축 분뇨 처리 시설을 점검하고 있고, 조류 경보 발령 상황에 따라 단계별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고 밝힐 뿐 근본 대책인 보 개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에 공개한 환경부의 <한강·낙동강 수질예측 모델링 보고서>는 보를 해체할 경우 녹조가 줄어들고 수질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4대 강 사업을 찬성하고 보 개방을 반대하는 윤석열 대통령 눈치를 보는 환경부의 각성이 필요하다. 4대 강 사업 이후 10년 동안 해마다 녹조가 발생·심화하고 있지만, 대증요법식 대책만 세우는 안일한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은 수억 년 동안 흘러온 그대로 흘러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진리다. 보 개방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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