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상임위원장 역할에 경남 내 기대 커
지난달 경남지역 행사서 '적극 관철' 약속
과방위 내 여야 대립 현안 많은 점은 문제
핵오염수, 방송 장악 힘겨루기 휘말릴 우려
민주당 내 반대 기류 강하지 않은 점은 다행
단일화 협상력 발휘로 대통령 공약 관철 기대

윤석열 정부 실세 인물로 꼽히는 장제원(국민의힘·부산 사상)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음에 따라 경남 숙원인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통과와 연내 개청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장제원 행정안전위원장은 과방위원장으로 6월부터 자리를 옮겼다. 이는 여야가 지난해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 때 행안위원장과 과방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장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맨 앞에 있는 과학기술 분야 발전과 과학기술 강국을 완성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또 방송통신 분야 공적 책무를 바로 세워 국민 신뢰를 회복할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주항공청 특별법 소관 상임위원장을 여당, 그것도 정권 실세로 꼽히는 인사가 맡은 점에서 경남 기대감은 크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지난달 16일 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6월 과방위원장 선임이 예정된 장제원 의원을 직접 만나 우주항공청 특별법 조속한 처리와 연내 개청에 큰 관심과 도움을 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며 “그때 장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자 정부 국정과제인 만큼 과방위원장으로 부임하는 대로 특별법 통과를 확실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진주에서 열린 행사는 2기 경남혁신포럼 출범식이었다. 경남혁신포럼은 ‘대한민국 혁신포럼’ 산하 단체인데 장 위원장은 미래혁신포럼 대표와 경남혁신포럼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사천 옆 진주에 지역구를 둔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이 경남혁신포럼 상임대표로 취임했다. 그만큼 우주항공청 특별법과 장 의원, 그리고 경남, 특히 서부 경남을 잇는 고리가 단단한 셈이다. 여기에 남해 출신 박성중(서울 서초 갑) 과방위 여당 간사가 힘을 보태고, 신변 문제로 탈당한 하영제(무소속·사천남해하동) 의원이 뒷받침하면 상승효과가 날 수도 있다.

문제는 과방위가 어느 상임위보다 현안 관련 여야 대립이 치열한 곳이라는 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담당하는데,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견해차가 극명히 갈린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를 두고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과 MBC 압수수색 등에서 엿보이는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 이에 맞서는 야권 저항이 만만치 않다.

총선 앞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화약고’가 과방위인 셈이다. 여기에 정권 실세인 데다 고압적인 회의 진행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장 위원장이기에 파행이 잦은 과방위가 개점 휴업하는 시일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 대립 가운데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휘말리면 6월 통과와 연내 개청은 미뤄질 수도 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다른 법안, 현안보다 쟁점화할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장 위원장이 우주항공청 관련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과 관련해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 협조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내 사정을 잘 아는 경남 인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낀 대전지역 일부 의원이 내년 총선이 목전에 닥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당내에는 반대하는 기류가 그리 강하지 않다. 우주항공청 사천 설치는 관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 낸 협상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정부 국정과제를 관철하고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협상으로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동식 시장은 “조만간 국회를 방문해 장제원 위원장을 만나 우주항공청 설립에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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