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정치계와 노동계 인사들이 거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주최로 열린 '금속노조 총파업 경남대회'가 31일 오후 3시 30분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서 열렸다. 낮 기온 27도를 기록한 이날 행사에는 1500여 명이 참가했다. 뙤약볕을 맞으며 거리에 선 이들은 '총파업'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빨간 머리띠를 매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거듭 퇴진을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1계급 특진을 내걸고 노동자 사냥에 나서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렇게 뙤약볕에 나와 있지 않았을 것이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를 대한민국 정부가 막겠다고만 했어도 아스팔트 위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 내려놓는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는 아직도 서울대병원 영안실 냉동고에 있다"면서 "경찰과 검찰의 폭력적인 압수수색과 공권력 행사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광양 포스코 한국노총 금속노조 노동자가 개 끌려가듯 경찰에 잡혀갔다"며 "경찰 특공대로 보이는 이들이 사무처장 정수리를 곤봉으로 때리기도 했는데 윤석열이 이렇게 막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광장 앞 도로 5개차로 중 3개차로를 차지하고 진행됐다. 그 옆을 지나가는 일부 차량 운전자는 경적을 길게 누르기도 했다. 한 택시기사는 운전석 창문을 열고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 발언을 이어가고 나서 만남의 광장부터 운동장사거리~명곡광장~국민의힘 경남도당까지 2km가량 행진했다. 정부 비판과 윤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길을 걸은 뒤 국민의힘 당사부터 상북사거리 앞까지 길게 줄지어 앉아 정부 규탄 발언을 했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양회동 열사 분신이 이제 한 달이 됐고, 민주노총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결의한 지 20일 지났다"면서 "윤석열을 몰아낼 수 있도록 민중 선봉에 서서 정권 퇴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심 집회가 불법성을 띠면 강제 해산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2시간 남짓 이어진 이날 집회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