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에 자리한 HSG성동조선 야드는 선박 건조를 멈춘 지 오래됐다. HSG성동조선을 포함한 전국 조선업계가 2010년 초반 수주 절벽을 겪으면서 하나둘 경쟁력을 잃어갔기 때문이다. HSG성동조선은 2018년 수주잔량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형선박 건조 경쟁력을 잃고 선박 수리사업 등 소형 사업으로 명맥을 이어가던 HSG성동조선은 최근 부활 신호탄을 쐈다. 지난 23일 HSG성동조선 2공장에서 덴마크 글로벌 재생에너지기업 오스테드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강재 절단식을 열면서다. HSG성동조선은 2020년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HSG중공업과 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HSG성동조선은 신조선 분야에서 더 이상 길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조선에서 대형선박용 블록 제작,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으로 눈을 돌리는 등 새 일감을 찾아 나섰다.

인수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며 2년 만에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2년간 무급휴직하던 HSG성동조선 노동자 700여 명도 전원 복직했다. 경영정상화를 증명하듯, 매출은 2021년 681억 원에서 2022년 1485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은 3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대망의 해상풍력발전 계약을 따내면서 글로벌시장에 진입했다.

이 같은 성과는 선박 건조 기술을 해상풍력 등 블루오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더불어 무급휴직 직원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하며 해당 분야 전문인력을 지킨 것도 신의 한 수가 됐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HSG성동조선이 보여준 저력을 중심으로 주변 협력업체 재가동, 인구 유입 등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길 기대한다.

/안지산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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