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에 오랫동안 근무하다 정년퇴직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을까. 함양에서 교직 생활 30년을 하고 정년 퇴임한 김별(김성례) 씨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세계 일주를 감행했다. 그렇다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다. 계획 없이 일단 떠난 ‘나 홀로’ 여행이었지만 예상 밖의 즐거움과 발견의 기쁨을 얻은 여행이었다고 술회했다.

그가 쓴 책 <일단 떠나라>는 별다른 계획 없이 목적지를 정하면 무작정 항공권부터 끊어놓고 시작한 그런 여행의 기록물이다.

“5개월 반 동안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18개국 48개 도시를 뚜벅이 걸음으로 채우며, 떠나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던 내 인생 2막 모험 여행을 두루 다채롭게 했다. 느긋하게 무심한 듯 바라보는 이국의 풍경들과 낯선 길 위에서 다른 세상을 만나고 또 다른 나를 만났다.”

책에서 조지아를 두고 “물보다 와인에 빠져 죽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표현했다. 보통 조지아를 와인의 본고장이라고 이른다. 성경에 기록이 있는데, 술 취한 노아 이야기라든지,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은 곳이 흑해와 지중해 사이에 있다는 아라라트산 일대다. 이곳이 지금 조지아와 일치한다고 한다. 조지아라는 이름이 포도 덩굴에서 나왔다는 설도 재미있다. 특히 와인을 제조하는 방법이 독특하다. 점토 항아리 숙성 기술, 그쪽 말로 ‘크베브리 와인 양조법’이라는 것인데, 와인을 이 항아리에 넣어 땅에 묻어 숙성시킨다고 한다. 와인 애호가에겐 혹할 만한 이야기다.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제노바, 피렌체,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이스탄불, 크레타, 델로스, 미코노스, 아테네, 산토리니, 코토르….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를 한 바퀴 휘~ 둘러본 이야기도 재미있다. 357쪽. 에이블북. 2만 원.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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